'대중 앞에서 모욕당할 수 있다'... 서울에 붙었던 경고문 커피히스토리X 미군정시대 다방 커피배급제 인스턴트커피 이길상 기자
희소한 물품이나 서비스를 국가가 통제하여 균등하게 나누어주는 제도를 배급제라고 한다. 근대 사회에서 배급제는 전쟁으로 인한 물품 부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되기 시작하였다. 1857년 인도 독립전쟁 당시 고립되었던 영국인 거주지 러크나우 지역에서 식료품 배급제를 실시한 것이 기원이다.
자본주의 국가 미국에서도 80년 전에 커피 배급제를 실시한 적이 있다. 1941년 12월 7일 일본의 진주만 습격으로 미국의 참전이 본격화되면서 커피 가격이 불안해졌다. 군대에서의 커피 수요가 증가하고, 선박을 이용한 커피의 수송이 불안해지자 커피 가격이 급등할 조짐이 보였다. 커피의 나라 미국이 선택한 것은 일반인에 대한 커피 배급제였다. 그러나 해방과 함께 들어온 커피는 전혀 다른 커피였다. 뜨거운 물에 넣으면 녹는 인스턴트커피였다. 2차 세계대전 직전인 1938년에 브라질의 의뢰로 스위스 네슬레사에서 개발한 네스카페가 그 원조였다. 이후 1945년에는 미국의 제네럴푸드에서 맥스웰하우스라는 이름의 인스턴트커피를 시판하기 시작하였다.
1946년 가을 서울 시내에는 인쇄된 경고문이 날아다녔다. 몇 가지 수치스러운 행동을 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대중 앞에서 모욕을 당할 수 있다는 경고였다. 서양인과 차량에 동승하는 여성, 짧은 영어로 서양인에게 윙크하는 여성, 껌을 씹으며 배회하는 여성, 야간에 서양인에게 속삭이는 여성, 그리고 커피와 초콜릿에 미쳐 댄스홀에 가는 여성이었다. 공짜 커피를 마시기 위해 미군 전용 댄스홀을 찾는 여성이 있을 정도였다. 배급제였지만 무료가 아니라 유료였다. 베이컨, 훈육 햄, 감자, 고기, 쌀, 설탕, 우유, 마멀레이드, 담배, 비스킷, 비누, 종이, 수건, 초콜릿, 껌, 소금 등이 들어 있는 상자 하나 가격은 100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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