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무환 말고 무비무환... 있지도 않은 관행에 사로잡혔던 나
내 친구가 다녔던 수영장에는 이상한 관행이 있었다. 어떻게 선출된 지 모를 반장이 강습비 외에 강사 사례비, 회식비를 정기적으로 걷는다고 했다. 반장 말에 토를 다는 사람은 없었고 내 친구는 가장 어린 회원이었다. 사례비도, 회식도 싫은 그 친구는 결국 멀리 있는 수영장으로 강습을 옮겼다.
지난주 수영 강습 스피드 훈련 날, 선두에 선 핑크 수모가 갑자기 내 손목을 확 잡아끌며"야, 니가 먼저 출발해!"라고 나를 본인 앞에 세웠다. 핑크 수모가 내게 한 최초 발화였다. 나는 중급반 맨 뒤에서 시작했다. 어르신들은 내가 더 빠르다는 걸 알고 나를 자기 앞자리에 세웠다. 그렇게 한 칸씩 앞으로 가다보니 어느새 2번이 됐다. 1번은 핑크 수모였다. 다른 회원들과 달리 핑크 수모는 절대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역시, 나쁜 관행에 찌든 반장은 배려심도 없구나 싶어서 나 역시 입을 닫은 터였다. 선두에서 내 최대치 속도를 내봤고 핑크 수모와 반바퀴 차이 나는 걸 확인했다. 숨가쁜 와중에 자부심이 몰려오는데 핑크 수모가 벌개진 얼굴로 내게 또 말을 건다.핑크 수모가 핑크 잇몸을 드러내며 환하게 웃는다. 다른 어르신도 같이 웃는다. 그 웃음에 자부심 대신 자책이 슬그머니 올라왔다. 따지고보면 중급반 두 달 동안 핑크 수모는 문제적 반장 노릇을 한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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