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에 뿌려진 알곡을 주워 먹으려고 정글에서 나왔다가 인간과 마주쳤습니다.\r닭 치킨 농경사회 쌀농사
기원전 1650년 무렵, 동남아시아 정글엔 적색야계라 불리는 야생닭이 살았습니다. 아열대 우림에 사는 동물답게 화려한 깃털 색을 자랑했죠. 불그죽죽한 볏이 머리를 감쌌고 노란빛, 초록빛, 갈색빛이 어우러진 깃털엔 윤기가 돌았습니다. 이즈음 이 야생닭은 우연히 인간과 접촉을 시작하게 됩니다. 이때만 해도 이 새는 몰랐을 겁니다. 자신의 후손이 평균 수명 ‘한 달 반’밖에 안 되는 지구 최대 규모의 동물 집단이 된다는 사실을요.이 병아리도 언젠가 사람에게 먹힐 것이다. 하지만 닭이 처음부터 인간의 ‘도시락’과 같은 존재는 아니었다. 이렇게 인류가 대량으로 닭을 섭취하게 된 건 역사에서 극히 최근의 일이다. 사진은 2021년 3월 31일 아프가니스탄의 한 양계장. 사진 신화=연합뉴스처음 밝혀진 ‘치킨의 기원’ 2013년 9월 영국 예술 및 인문학연구위원회는 ‘닭과 인간의 상호 교류’을 연구하는 과학자에게 40억 원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합니다.
그랬더니 닭 뼈 화석 대부분의 연대 기록에 큰 오류가 있었습니다. 기원전 5500년 전 닭 뼈라고 기록된 자료가 알고 보니 20세기 것이었고, 다른 새의 뼈를 닭 뼈라고 기록한 자료도 있었죠. 이 가설의 근거로 연구자들은 쌀농사의 전파 경로를 듭니다. 쌀농사가 중국 남부에서 시작돼 세계로 퍼져나간 추이와 닭의 전파 경로가 거의 흡사하다는 것이죠. 라슨 박사는 “여러 데이터 오류를 제거하고 보면 닭의 전파와 쌀의 전파는 매우 닮았다”며 “닭이 인간과 어울려 살게 된 이유가 인간의 신석기 농업 혁명 그리고 이 양식이 퍼져나가는 경로와 닮았다는 건 매우 흥미로운 메커니즘”이라고 말했습니다.닭도 사람과 함께 배를 타고 넓은 대양을 건넜습니다. 동남아에서 가축화된 닭은 그로부터 500년쯤 뒤부터 유럽으로 퍼집니다. 1000년쯤 흐르면 영국과 북유럽까지 퍼지죠.“당시 유럽엔 깃털이 화려한 새가 없었다. 대부분 갈색의 새뿐이었다. 그런데 빨간색, 노란색, 초록색의 닭을 보면 어떨까.
닭이 경외심을 부른 존재였다는 증거는 중세 유럽에서도 발견됩니다. 가톨릭 교회의 첨탑에 붙은 닭 형상이죠. 라슨 박사는 “성경을 보면 예수의 부활과 닭 울음소리를 함께 언급한다. 그만큼 닭을 신성과 가까운 존재로 여겼다는 것이다. 여러 주화에 닭을 새겨넣은 것도 닭을 경외했다는 증거”라고 했습니다. 브리타니아 같은 곳에서는 닭이 처음 들어온 뒤 먹는 데까지 700~800년이 걸렸습니다. 시저는 갈리아 전기에서 “브리튼 인은 산토끼, 닭, 거위를 안 먹는다. 신의 법칙에 어긋난다고 생각한다”고 기록하기도 했죠. 당시 시저의 로마인들은 닭도 훨씬 먼저 들여와서 이미 닭을 먹기도 했습니다.닭을 ‘벌크업’ 시킨 전쟁 닭은 인류와 함께한 3650년 역사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3600년쯤은 삐쩍 마른 동물이었습니다. 키워봤자 먹을 게 없으니 대량으로 사육하지도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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