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최주성 기자='수십 년 전 제가 보낸 시집 원고를 편집했던 담당 직원이 세월이 흘러 출판사 대표가 되고 제 책을 재출간한다...
최주성 기자="수십 년 전 제가 보낸 시집 원고를 편집했던 담당 직원이 세월이 흘러 출판사 대표가 되고 제 책을 재출간한다니…. 인연이라는 것이 참 감사하죠."얼굴조차 제대로 본 적 없던 편집 담당자는 출판사 대표가 되어 그에게 복간을 제안했다. 옛 단행본을 찾으려 중고 서점을 헤매던 순간에는 한 팬이 나타나 고이 간직하고 있던 책을 그에게 선물하기도 했다.그는 자신을 둘러싼 작은 인연들이 이어지는 과정이 소중한 사람과 재회하는 일에 비길 만큼 벅찬 경험이라고 이야기한다.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만난 박인희는"민트색 표지의 책을 처음 받아보는데 마치 잃어버린 첫사랑을 만난 것처럼 너무 설레는 기분이었다"며"아직도 비닐 포장을 뜯지 않은 채 집에 보관해두고 있다"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책에는 1980년대 한국과 미국에서 라디오 진행자로 활동하며 차곡차곡 적어둔 시부터 풍문여중 동창인 이해인 수녀와 주고받은 편지까지 진솔한 글들이 실렸다.박인희는"출판할 생각도 없이 일기처럼 써놓은 글을 모아서 책을 냈었다"며"처음 발간했을 때도 써놓은 글을 읽으면 부끄러운 마음이 들까 봐 고치는 작업조차 거치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음악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피해 도망치고 싶다는 마음에 '노래하는 시인'이라는 별명도 한국에 남겨둔 채 미국행을 택했다. 음원을 발표하는 일 없이 라디오 DJ 활동에만 집중하며 '방송인' 박인희로 살아왔다.그러나 그는 팬들이 여전히 자신의 음악을 그리워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마음을 다잡았다. 2016년 콘서트로 한국 활동을 재개한 박인희는 올해 단독 콘서트와 KBS 추석 특집 프로그램 '콘서트 7080 플러스'로 팬들을 만난다. 박인희는"콘서트 한 번 열었다고 다시 '노래하는 시인'이라는 별명으로 불러주시니 황송할 따름"이라며"이제는 노래를 잘 불러야 한다는 마음도 내려놓고 아무런 계산 없이 무대에 임한다. 그랬더니 관객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고 자연스럽게 노래를 부르게 됐다"고 이야기했다.'노래하는 시인' 박인희떠오르는 생각을 메모해두고, 멜로디가 생각나면 거기에 곡을 붙인 노래만 해도 몇 곡이 쌓여 이제는 음반을 낼 때가 됐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이제는 단 한 사람만이 내 노래를 기다린다 해도 그를 위해 원숙한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고 싶다"며"1978년 이후 음반 활동이 멈췄으니 노래를 낸다면 거의 50년만"이라며 멋쩍어했다."제 인생도, 노래도, 시도 박인희의 모습이 그대로 들어가 있는 것을 보면 꾸밈 없이 잘 살아왔구나 싶어요. 나이나 세월에 구애받고 연연하는 일 없이 자연스레 살다 늙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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