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조금 덜 외로웠으면 좋겠다' 그저 이런 위로면 됩니다 이태원참사 김초롱 기자
선생님 :"왜 그런 생각을 하세요?"
단짝친구는 인영이가 자신에게 저지른 잘못에 대해 선생님께 알리고 싶지 않으니, 대신 반장으로서 잘 이야기해달라고 부탁했어요. 기말고사가 시작된 첫날 인영이를 불러세워 놓고 '네가 한 일을 알고 있다, 다른 사람한테 피해를 주면 안 된다, 스스로 해결해 놓으면 문제 삼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자신이 한 게 아니라고 외치던 인영이를 바라보며, 저는 마지막 대못을 박았습니다. '네가 잘못해놓고 왜 난리를 치는 거야?'학교가 눈물바다가 되었고, 저는 죄책감에 시달렸지만 학교에서는 인영이의 장례식 장소도, 묻힌 곳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그저 선생님들도 빠르게 잊으라고 말했고, 어린 나와 내 친구들은 '잊어야 하나 보다' 하고 그렇게 졸업을 맞이했어요.
그때도 지금도, 잊으라고 하는 사람들은 많고, 잊는다면 잊으라고 하는 사람들이야 편하겠지만, 정작 당사자는 고통에 상처가 곪다가 죽는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어요. 그런데 그냥 이번에도 잊으려고 노력해볼까요? 너무 힘드니까 거리를 좀 두고 도망 좀 쳐볼까요?" 설령 결과가 원하는대로 안 나온다고 하더라도, 우리 같이 노력한 시간, 이 사건을 한 마음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의 마음이 결국 내 안에 남아요. 그러니까 계속 이렇게 기록하고 남겨둡시다. 지치지 말고 포기하지 맙시다."나 :"그냥, 외로워요. 기분이 묘한 새해 인사를 받았어요. 선생님, 사실은 곁에 사람들이 단절되는 느낌을 자주 받아요. 웃기죠, 그런데 사실이에요."나 :"제가 참사를 겪었다는 이야기를 주변이 듣고는 연락을 서둘러 해온 친구들도 있지만, 사실은 소수예요. 괜찮냐는 안부를 묻기도 그렇고, 힘내라는 말을 쉽게 하기도 그렇고 그런 연락을 받고 저도 괜찮다고 말할 수 없기도 하고. 서로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니까, 그냥 연락 자체가 없어지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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