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1주기: ⑧무책임·면피의 향연]
이태원 참사 1주기 사흘 전인 10월 26일.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이 유임됐습니다. 지난해 참사 때도 현직이었던 김 청장은 사고 대비·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한 혐의로 수사를 받는 책임자입니다. 그의 유임은 참사 당시 치안·방재·인파관리 지휘라인에 대한 책임 추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걸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입니다. 그 흔한 '도의적 책임'마저 지려는 사람 하나 없는, 이 면피의 향연을 자세히 들여다 봤습니다.이태원 참사 1주기가 됐지만, 아무도 책임지지 않았다. 법적 처벌을 받은 사람도,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난 사람도 없다. 이태원 좁은 골목에서 159명의 귀한 생명을 잃고도, 우리 사회가 조금도 앞으로 나아가지 않았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참담한 숫자가 ‘0’이다. 이태원 참사 특별수사본부가 검찰에 송치한 용산구청ㆍ용산경찰서 등 관계자 23명 중 기소된 이는 18명.
간부급 실무자들도 자신들에겐 “군중 통제 권한이 없고 질서 유지는 경찰 업무”라며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자진 사임은커녕 징계받은 사람도 없다. 공무원 직무상 의무 위반 및 품위 손상 시 징계의결을 요구해야 한다는 법 규정에 따라, 용산구는에 대해 상급기관인 서울시에 징계를 요구했다. 그러나 서울시 인사위원회는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서울시 인사 담당자는 “형사 절차가 끝나지 않아도 도덕적 의무 위반 등에 대해 폭넓게 책임을 물을 수 있다”면서도 “서로 입장이 첨예하게 다르고 인사위원들이 판단 근거로 삼을 자료가 제한적이라 고심이 깊다”고 설명했다.
이태원 인파 밀집 위험을 경고한 용산서 정보보고서 등을 참사 직후 폐기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기소된 박 전 부장과 김 전 과장도 “규정에 따른 올바른 직무수행”이라고 주장했다. 박 전 부장은 ‘보고서를 통해 안전사고를 예상할 수 있었다’는 검찰 주장에 대해서도 “확대해석”이라며 반박했다.현재 책임자 처벌 논의는 오로지 ‘용산구’ 안에서만 한정돼 있다. 용산을 벗어난 윗선은 법적 책임은 고사하고 정치적ㆍ도의적 책임에서도 자유롭다. 수사선상에 오른 경찰 책임자 중 가장 높은 직급인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참사 며칠 전 핼러윈 인파 밀집 관련 보고를 받고 기동대 배치 등 적절한 대응 조치를 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지만, 아직 기소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다. 최근 경찰 인사에서도 유임돼 당분간 수도 서울 치안책임자 자리를 유지하게 됐다.
대한민국 최근 뉴스, 대한민국 헤드 라인
Similar News:다른 뉴스 소스에서 수집한 이와 유사한 뉴스 기사를 읽을 수도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모르겠단 말 뿐'... 가슴만 치는 외국인 유족들[이태원 참사 1주기: ④소외된 외국인 희생자 유족]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일반 세탁기용 액상세제 가격 8.2배 차이···성능은?일반 세탁기용 액상세제의 1회 세탁 비용이 제품에 따라 최대 8.2배 차이가 나는 것으로 조사됐...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누가 환자인가’…의사 인요한 vs 정치선배 이준석이준석 “진짜 환자는 서울에 있다” 인요한 “나는 의사, 환자도 모를까” 김종인 “환자는 바로 국민의힘”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할머니의 경고... '건강한 여성의 몸'은 대체 어디 있나[양민영의 한 솔로] 나는 어쩌다가 유지어터가 됐나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노원명칼럼] '메가서울'에 던지는 몇가지 질문이처럼 '메가'한 아이디어를별 설명도 없이 툭 던졌다거기엔 숙고되고 답해져야할질문들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풍남문으로 모인 사람들, 기억을 말하다[이태원 참사 전북 유가족의 목소리] 여는 글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