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전북 유가족의 목소리] 여는 글
2022년 10월 29일 이후, 159명의 희생자가 별이 되어 떠나갔습니다. 그중 열 분의 가족이 김제, 부안, 익산, 전주에 있습니다. 가족들에게 각 지역은 내가 살아왔고 아이가 자란 곳입니다. 그리고 12월 29일 네 가족을 시작으로 한 가족, 한 가족씩 전주의 풍남문 광장으로 모였습니다. 그곳이 지금의 '10.29 이태원 참사 전주합동분향소'입니다.전라북도 전주시 완산구 전동 77, '10.29 이태원 참사 전주합동분향소'는 한옥마을 바로 옆의 풍남문 광장에 있습니다. 연간 1000만 명의 관광객들이 한옥마을에서 즐겁게 놀고 난 후 식사를 하기 위해 남부시장으로 가는 길목이면서, 동시에 여러 다양한 의제로 집회가 열리는 광장이기도 합니다. 3.8 여성대회, 노동절 대회, 퀴어문화축제, 세월호 참사 특별법 제정을 위한 단식 농성이 모두 이곳에서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지나는 것을 바라보며 분향소를 지키다 보면 자연스레 이태원을 떠올리게 됩니다. 한옥마을이 그렇듯, 이태원도 다양한 이들의 삶터이자 일터이자 놀이터였습니다. 어떤 이들은 10.29 이태원 참사의 희생자들이 '주최 없는 행사'에 '자발적으로' '놀러 가서 죽었'기 때문에 사회적 책임이나 애도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추모할 수 있는 죽음과 아닌 죽음을 나눌 수는 없습니다."안전을 원한다면 참사를 기억하라"는 구호는 핼러윈의 이태원에서도, 어느 가을날의 전주 한옥마을에서도 유효합니다.전주 분향소를 지키고 있는 가족들이지만, 기억나는 싸움의 현장을 여쭐 때 가장 먼저 나오는 답은 대개 서울이었습니다. 159km 걷기, 삼보일배, 때마다 열리는 추모제 등 유가족 협의회 활동의 많은 부분은 서울에서 있었습니다.
한 명이 알면 모두가 알게 되는, 한 사람이 온전히 익명으로 남기 어려운 좁은 지역사회에서 유가족으로서 살아가는 것은 더욱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가까운 사람들과 슬픔조차 나누기 어려운 가운데, 가족들은 서로 서로 곁이 되었습니다. 어디서도 웃을 일이 없다던, 밥을 한 숟가락도 뜨기 힘들었다던 가족들은 이제 매주 일요일 분향소에 모여 먹을거리와 웃음을 나누고, 유가족 협의회 활동이 있을 때마다 함께 손을 잡고 걷습니다. 분향소에 와서야 숨통을 틔울 수 있었습니다.이태원 참사의 해결이라는 같은 과제 아래 모인 가족들이지만, 유가족이라는 하나의 이름에 전부를 담아낼 수는 없었습니다. 유가족들은 전국 각지에 있었고, 그래서 가족들의 활동과 삶도 어느 한 지역에 국한되지 않았습니다. 전북의 여덟 가족들도 아이가 보고 싶을 때 어떻게 하는지, 언제 어떻게 유가족 협의회에 참여하게 되었는지, 활동에는 얼마나 자주 참여할 수 있는지 등 구체적인 결은 다 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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