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아 떠나는 입양아의 긴 여정 베이비박스 문종필평론가 전정식 피부색=꿀색 융 문종필 기자
베이비 박스에 버려진 아이는 그 순간, 자신의 뿌리를 잃어버리게 된다. 버려진 자신에 대한 정보는 찾을 수 없을 뿐더러, '미안하다'는 편지조차 받아 보기 힘들다. 작년에 개봉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를 눈여겨본 독자라면 그 의미를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 있다. 지금 이 글에서 소개할 전정식의 2023년 그래픽 노블 신작 도 이런 맥락 위에 놓여 있다.
가령, 그는 자신에게 닥친 불행의 원인을 알지 못했다. 그래서 죽음에 근접해 산책하곤 했다. 하지만 '죽음'의 그림자는 그만의 것이 아니었다. 입양아 유리는 총으로 자살을 선택했고, 유리의 누나는 마약 과용으로 죽었다. 입양아 브뤼노는 목을 매달았고 융의 누이 발레리는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입양아 안느는 팔목을 그었고 미셀은 오랜 시간 정신병원에 입원해야 했다. 이들은 모두 융의 집 근처에 살았던 동네 친구들이다. 이런 사실을 미뤄 짐작했을 때, 입양아들의 내적 고민이 만만치 않았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작가는 이런 심미적 고통을 어떻게 만화 형식으로 표현하려 했을까? 우선 눈길이 가는 것은 자신의 정체성을 나무뿌리를 통해 표현하는 방식이다. 토양 질이 좋으면 깊숙이 뿌리가 뻗어 내려갈 수 있지만 질이 나쁜 토양에서는 바람이 조금만 불어와도 흔들거린다. 이런 맥락에서 자신 또한 온전히 성장할 수 없었다고 고백한다.
"양동이 속의 썩은 사과는 잘 자란 다른 사과도 썩게" 만든다는 새엄마의 말에 융은 위축된 것이다. 어린 시절 이런 경험은 융를 쓸모없는 존재로 인식하게 만들었다. 새엄마의 사랑을 온전히 느끼기보다는 자신의 존재를 손쉽게 부정하게 됐다. 이 만화 역시 자신의 '뿌리'를 찾아가는 여정을 담고 있기에 앞선 전작과 내용적인 면에 큰 차이가 없다고 볼 수 있다. 앞선 작품이 솔직한 자전적 만화라면 이 작품은 픽션이 가미되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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