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운!' 이름 맞춰 짝짝짝…'거미집' 칸서 7분간 기립박수
[AFP=연합뉴스]26일 오전 1시께 제76회 칸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 진출작 '거미집' 상영이 끝나자 2천석 규모의 뤼미에르 대극장이 박수 소리로 들썩였다.스크린에 김지운 감독과 주연 배우 송강호 등의 얼굴이 비치자 극장 안이 쩌렁쩌렁 울릴 정도로 큰 박수가 터져 나왔다.관객에게 손을 흔들고 함께 손뼉을 치던 김 감독은 감격한 듯 눈시울을 붉혔다. 그가 칸영화제에 초청받은 것은 2008년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이후 15년 만이다.김 감독은"영화를 즐겁게 봐주셔서 감사드린다. 칸에 올 때마다 영화를 정말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간다"며"송강호 씨 등 모든 배우, 스태프에게 제가 지금 느끼는 감정을 나눠주고 싶다"고 울먹이며 말했다.관객들은 김 감독과 배우진이 극장을 나설 때까지 다시 한번 힘찬 박수를 보냈다. 먼저 자리를 뜨는 관객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하지만 제작 환경은 그의 열정에 맞춰 움직여주지 않는다. 유신정권의 문공부는 서슬이 퍼렇게 검열해대고, 배우들은 하루에도 몇 개 세트장을 오가며 겹치기 출연을 해 스케줄 맞추기가 쉽지 않다. 카메라 등 장비는 시간을 지켜 반납해야 해 마음껏 촬영할 수도 없다. 제작자는 다 찍어놓은 영화를 왜 다시 찍냐며 반대한다. 어찌어찌해 배우와 스태프를 불러 모은 그는 세트장 문을 쇠사슬로 걸어 잠그고 촬영에 들어간다. 그러나 촬영하는 동안에도 장애물은 끊임없이 생긴다. 문공부 직원이 갑자기 촬영장에 들이닥치고, 바뀐 역할이 마음에 들지 않는 배우는 못 하겠다 드러눕는다. 남녀 배우 간 스캔들이 드러나는가 하면 폭행도 빚어진다. 기열은 그가 꾼 꿈대로 걸작을 완성할 수 있을까.극중 주인공은 김기열이라는 이름은 물론 안경을 낀 채 파이프를 물고 있는 외양까지 고 김기영 감독을 떠올리게 한다. 기괴한 스토리와 파격적인 연출 스타일의 극중극 '거미집'도 김기영 감독 작품의 오마주로 보인다.
기열은 김지운 감독의 페르소나이기도 하다. 좋은 영화를 만들겠다는 기열의 열정 혹은 집착은 김지운 감독이 내내 느꼈을 감정이다. 모든 짐을 짊어진 채 촬영을 끝내고 외롭게 앉아 있는 기열의 모습에서도 김지운 감독이 겹쳐 보인다.영화 한 편이 만들어지기까지 얼마나 많은 이들의 피와 땀, 눈물이 들어가는지를 '거미집'으로 보여준다. 지금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환경 속에서도 영화를 만들었던 감독들과 배우들, 스태프를 고루 비추며 감사의 마음을 건넨다. 그의 이런 마음은 송강호의 대사 한 마디로 고스란히 드러난다[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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