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보 천막 소식 36일차] 우리 모두가 흐르는 강의 증인이다
텐트 위에 새겨진 뭇 생명의 발자국. 참새다. 새끼 손톱만한 발자국이 앙증맞다. 멸종위기종 2급인 흰목물떼새는 금강에서 몸을 씻고 말린다. 강변에선 비둘기들이 태평하게 산책을 한다. 먹잇감을 찾아다니기 바쁜 도심의 비둘기들과는 사뭇 다르다. 텐트 가까이 와서 먹잇감을 동냥하려고 할 법도 한데 그러는 법이 없다. 물가에 앉아 몸단장하고 햇빛을 즐긴다. 그러다 유유히 날아가는 모습이 그저 평화롭다.
평화로운 금강의 물을 담수한다는 건 강에 오물을 투척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일반인이 오염수를 배출한다면 벌금을 물리고 제재해야 할 환경부가 썩은 물을 만드는 데 앞장서 있다. 그래서 고발했다.지난 3일, 보철거를위한금강낙동강영산강시민행동은 세종보 농성천막에서 환경부장관과 공주시장, 국가문화유산청장을 문화재보호법 위반으로 고발하면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들은 공주보 담수로 인한 수위 상승으로 국가 명승인 고마나루 모래사장을 훼손한 혐의로 위 세 명의 공직자를 고발했다."발단이 된 것은 지난 4월 고마나루 뻘걷기를 준비하던 중, 걸려온 공주시의 전화였다. 공주시는 펄 걷기가 '문화재 현상변경'에 해당한다며 '현상변경 신청을 하라'고 요구했다. 그렇다면 백제문화제를 진행할 때마다 모래사장을 펄로 만들었던 환경부나 공주시는 현상변경을 신청했는지 정보공개청구를 해보았다.
국가유산청장에 대해서는"공주보 담수가 문화재현상변경 허가 대상임에도 공주시와 환경부의 담수 진행에 대해 중지나 원상회복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아 직무유기에 해당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환경부는 환경단체들의 수문 개방 요구에"정상 가동되고 있다"는 입장으로 일관했었다. 추운 겨울에도 세 번 걷고 완전히 땅바닥에 엎드려 오체를 땅에 닿은 채 기도하는 행동을 반복하면서 금강이 다시 흐르고, 생명이 넘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한 기도는 아직도 '해야 할 기도'의 목록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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