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소장 칼춤에 경비원 극단선택 속출'…소장은 '내 탓 아냐'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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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원들은 전날 박씨 사망 이후 A4용지 1장 분량의 호소문을 붙였습니다.\r아파트 경비원 극단선택 관리소장

15일 오전 8시 서울 대치동의 한 아파트단지. 아파트 경비원 30여명이 조회를 위해 분리수거장 인근으로 삼삼오오 모였다. 전날 오전 7시 16분 이 아파트에선 경비원 박모씨가 “소장은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책임져야 한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투신해 사망했다. 이 소식을 다른 경비원들에게 전하던 경비대장 이모씨는 “오죽했으면 극단적인 선택을 했겠느냐”며 울먹였다. 동료 경비원들은 “단체 행동을 해야 한다” “추모공간을 설치하자” 등 대응방안을 논의했다.경비원들은 전날 박씨 사망 이후 아파트단지 곳곳에 A4용지 1장 분량의 호소문을 붙였다. 박씨가 관리소장의 부당한 인사 조처로 인격적 모멸감을 느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내용이었다.

이들은 지난 9일 이 아파트에서 일하던 70대 청소원 김씨가 집에서 심장마비로 숨진 채 발견된 데에도 부당한 인사 조처가 영향을 줬을 것으로 의심했다. 김씨가 숨지기 전날 갑자기 일을 그만뒀기 때문이다. 한 경비원은 “돌아가신 미화원은 장애가 있는 아들과 함께 살았다. 6월 말까지 계약이 돼 있는데 소장이 ‘몸이 불편한 사람을 왜 쓰냐’며 갑자기 해고한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인원을 줄이기 위해 인사로 갑질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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