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脫서방' 룰라, 친중·친러 광폭행보에…멀어지는 미국-브라질
윤종석 기자=남미의 대표적인 좌파 정치인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중·러 고립에 나선 미국에 아랑곳하지 않는 광폭 외교 행보로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룰라 대통령은 최근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과 만나고 온 데 이어 남미 순방 차 자국에 온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을 환대하며 미국의 심기를 건드리는 발언을 쏟아내 미국이 못마땅한 눈길을 보내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중국을 방문 중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14일 수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서명식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2023.04.14 [email protected] 17일 로이터 통신과 영국 BBC 등 외신에 따르면 룰라 대통령은 지난주 중국을 방문해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나서 출국길에 기자들과 만나"미국과 유럽은 전쟁을 부추기기를 그만두고, 당사국들은 평화를 위한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며 협상을 촉구했다.그의 이같은 발언은 시 주석과 만난 직후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특히 서구의 심기를 자극했다. 시 주석은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료하기 위한 평화적 중재자의 역할을 자임한 바 있다.브라질 외무장관 회담후 '엄지척' 러시아 외무장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17일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의 이타마라티 궁전에서 마우루 비에이라 외무장관과 회담한 뒤 궁전을 나서며 엄지를 들어 올리고 있다. 이번 회담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최근 중국을 방문,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나 우호 협력관계를 다진 데 이은 것이다. 2023.04.18 [email protected]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이날 브라질리아에서 룰라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브라질이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해주고 있다며 사의를 표했다.이에 대해 미국은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룰라 대통령의 언급은 오해에 의한 것 같다"라며"미국과 유럽이 마치 평화에 관심이 없다거나 전쟁의 책임이 있다는 듯한 말은 현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지금까지 서방국 중에서 룰라 대통령의 평화 제의에 동조한 지도자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밖에 없었다고 로이터는 짚었다.브라질리아에 있는 한 유럽 국가의 외교관은 로이터에"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중단하자는 것은 결국 러시아 편에 서자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올해 초 재집권한 룰라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탄약을 제공해달라는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의 제의를 거절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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