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엔 환율이 100엔당 900원대에 머무는 엔저현상이 이어지면서 ‘n일본족’이 증가하고 있다. n일본족이란 일정 기간 일본을 2번 이상 반복적으로 찾는 여행객을 의미한다.
서울 서초동에 사는 주부 김모씨는 평일 친한 친구들과 ‘당일치기’로 일본에 다녀오기로 했다. 목적지는 후쿠오카다. 이른 아침 첫 비행기로 현지에 도착해 여행을 즐기다가 그날 밤 마지막 항공편으로 돌아오는 일정이다. 김씨는 “원·엔 환율이 낮아 KTX를 타고 부산이나 여수에 하루 다녀오는 것보다 경비가 적게 든다”며 “일본 현지에서 부담 없이 맛있는 음식을 즐기고 색다른 추억도 많이 남길 생각”이라고 말했다.명품과 휴대전화 구입 등 오로지 쇼핑을 위해 일본을 찾는 여행객도 부쩍 늘고 있다. 24일 항공·여행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엔데믹 속에 엔화약세로 여행 경비 부담이 크게 줄면서 일본 인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지난 6월 한때 100엔당 800원대를 찍는 등 ‘100엔=1000원’이라는 공식이 깨지면서 일본을 국내 여행 가듯 부담 없이 찾을 수 있게 돼서다.
대기업에 다니는 최모씨는 최근 주말을 이용해 친구들과 도쿄로 1박2일 여행을 다녀왔다. 목적은 평소 갖고 싶었던 ‘바오바오’ 핸드백을 구입하는 것이었다. 최씨는 실버 바오바오 백을 수수료 포함, 4만1800엔에 구매했고 3200엔가량 면세 혜택도 받았다. 그는 “카드사별 구매 할인혜택도 많아 캐시백을 받고 나니 37만원대에 구입한 셈이었다”면서 “한국에서는 비싸서 못 사는 명품도 30~40% 싸게 살 수 있어 여행 경비를 빼고도 한참 남는 장사를 했다”고 말했다.일본 정부관광국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은 54만5000명으로 전체 외국인 방문객 207만명 중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올 상반기에만 한국인 313만명이 일본을 찾는 등 전체 10명 중 3명꼴로 한국인 관광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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