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모자 위에 머리 아프게 만드는 단추같은 거…근데 그거 뭐지? [그거사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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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모자 위에 머리 아프게 만드는 단추같은 거…근데 그거 뭐지? [그거사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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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사전 - 99] 야구모자 위에 있는 둥글고 딱딱한 단추 ‘그거’ 명사. 1. (별칭) 스쿼치(squatchee) 스쿼초(squatcho) 2. (공식) 탑 버튼(top button), 패널 캡 커버(panel cap cover) 3. (日) 텐보탄(天ボタン·하늘단추)【예문】낮은 천장에 머리를 박았다. 모자를 쓰고 있어서 괜찮겠지 했더니 스쿼치가 함정이

야구모자 위에 있는 둥글고 딱딱한 단추 ‘그거’ “그거 있잖아, 그거. ” 일상에서 흔히 접하지만 이름을 몰라 ‘그거’라고 부르는 사물의 이름과 역사를 소개합니다. 가장 하찮은 물건도 꽤나 떠들썩한 등장과, 야심찬 발명과, 당대를 풍미한 문화적 코드와, 간절한 필요에 의해 태어납니다.

은 그 흔적을 따라가는 대체로 즐겁고, 가끔은 지적이고, 때론 유머러스한 여정을 지향합니다. 명사. 1. 스쿼치 스쿼초 2. 탑 버튼, 패널 캡 커버 3.

텐보탄【예문】낮은 천장에 머리를 박았다. 모자를 쓰고 있어서 괜찮겠지 했더니 스쿼치가 함정이었다. 탑 버튼이다. 제조사에 따라 단순히 버튼으로 지칭하기도 한다.

스쿼치라는 별칭이 더 대중적으로 알려졌다. 고, 공식이 뭘 알아!? 야구모자, 볼캡 윗부분 중앙에 달린 둥근 단추다. 보통 금속이나 플라스틱 단추 위에 모자 원단과 같은 천을 씌워 만든다.

스쿼치의 역할은 마감이다. 초기의 야구모자¹는 이등변 삼각형 모양의 천 조각 여섯 장을 이어 붙여 돔 모양의 크라운을 만들었는데, 여섯 번의 바느질이 만나는 윗부분 중앙은 아주 난리가 났다. 스쿼치는 이 처치 곤란 꼭짓점을 덮어 봉합 흔적을 가리고 깔끔하게 마무리하는 용도로 썼다. 그러니까 모자 제조업체들이 “대충 덮고 치우죠?

”라며 얼렁뚱땅 넘어간 산물인 셈이다. 하지만 이제 와서는 그 용도라고 하기에도 무안하다. 오늘날의 기술로는 이 스쿼치 없이도 충분히 깔끔한 모자를 만들 수 있기 때문. 오히려 헤드폰을 쓰거나 천장에 머리를 부딪쳤을 때 정수리의 고통을 배가시키는 요소가 된다.

한때나마 있던 쓸모는 사라졌지만 장식물로서의 스쿼치는 사라지지 않았다. 어느샌가 ‘원래부터 그 자리에 있던 것’이 됐기 때문이다. 100년이 훌쩍 넘는 세월이 전통이란 이름의 유산을 남겼다. 어떤 당연함은 쓸모를 넘어선다. 유산이고 뭐고 긴고아를 쓴 손오공마냥 고통스러운 이들을 위해 스쿼치가 없는 버튼리스 캡도 등장했다.

아예 떼었다 붙였다 할 수 있는 자석식 스쿼치도 개발됐다. 스쿼치라는 별칭이 굳어진 것은 2000년대 후반부터다. 의외로 최근인데 이 유래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지라 자못 흥미롭다. 출발은 미국 프로야구 MLB 선수 출신 스포츠 해설자 밥 브렌리다.

그는 야구 경기 해설 도중 스쿼치라는 단어를 몇 차례 언급하며 대중화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하지만 그가 스쿼치의 아버지는 아니다. 후하게 쳐주면 대부 정도 되시겠다. 그가 1980년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주전 포수로 뛰었을 무렵에는 포수 헬멧을 따로 쓰지 않고 천으로 된 야구모자를 챙이 뒤로 가도록 쓴 채로 포수 마스크를 쓰곤 했다.

² 그는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모자의 탑 버튼을 떼어내곤 했는데, 이를 본 동료 마이크 크루코가 스쿼초라는 명칭을 알려줬다고 밝혔다. 크루코는 은퇴 이후 스포츠 해설가로 활동했는데, 밥 브렌리처럼 스쿼치라는 표현을 종종 사용했다고 한다. 그런데 크루코도 스쿼치의 아버지가 아니다. 관대하게 쳐주면 자기가 아는 건 말해야 직성이 풀리는 숙부 정도 되시겠다.

크루코는 한 인터뷰에서 1984년 피츠버그의 한 서점에서 스쿼초라는 표현을 처음 봤다고 했다. 출처는 같은 해 출간된 스니글릿이란 책이다. 코미디언 리치 홀이 쓴 이 책은 표지에 적힌 대로 ‘사전에 실리지 않았지만 실려야 할 단어’를 다룬 일종의 유머 모음집이다. 스니글릿이란 사전에는 없지만 그런 단어가 있으면 좋겠다고 느껴지는 어떤 사물이나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만들어진 유머러스한 신조어를 말한다.

예컨대 발가락으로 욕조 수도꼭지를 돌릴 수 있는 능력이나 과자 봉지 안을 채우고 있는 공기층, 컵 바닥에 있던 얼음이 마지막 한 모금에서 갑자기 쏟아져 나오는 현상, 영화관 좌석에서 팔걸이를 차지하려고 서로 팔꿈치를 밀어 넣는 미묘한 경쟁 따위다. 책에서는 따로 스쿼초의 어원을 설명하지 않지만 유추해볼 순 있다. 중량 운동으로 익숙한 스쾃은 원래 ‘쪼그리고 앉다’ ‘쪼그리고 앉은 자세’를 뜻하는 단어다.

여기에 접미사 -o를 붙여 사물이나 사람을 지칭하는 형식을 빌려온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니까 쪼그리고 앉은 것처럼 납작 달라붙어 있는 물건, 스쿼초 되시겠다. 그러니까 코미디언이 장난삼아 만든 ‘세상에 없던’ 명칭을, 그것도 한 글자 틀리게 전달한 덕분에, 수십 년이 지나서 진짜 이름이 됐단 얘기다. 홀, 크루코, 브렌리 세 사람이 뜻을 함께한 덕에 허구가 진짜가 됐으니 삼인성호가 따로 없다.

아니 세 명이 모여 없던 그거를 만들어냈으니 삼인성모³라고 해야 하나. 다음 편 예고 : 책 문단과 문단 사이 화려한 장식 그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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