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직후 ‘응원봉 집회’에 나서는 등 정치 이슈에 뜨거운 관심을 보였던 20대가 일상으로 돌아온 뒤 정당을 향해선 차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는 셈이다. 중앙일보는 지난 8일 6·3 지방선거에 도전하는 강동엽(23) 더불어민주당 대구 달성군의원 예비후보, 김동현(29) 국민의힘 과천시의원 예비후보, 전라헬(30) 조국혁신당 경기도의원 출마자, 윤서진(24) 개혁신당 대전 유성구의원 후보를 만나 출마 이유와 20대 청년들의 정당 불신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김동현='비상계엄 이후에도 여기가 식으면 다른 이슈를 찾아 불을 지르는 ‘화전민 정치’가 반복되고 있다' .
한국갤럽 3월 통합 여론조사에서 20대 무당층의 비율은 46%로 모든 세대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2024년 12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직후 ‘응원봉 집회’에 나서는 등 정치 이슈에 뜨거운 관심을 보였던 20대 가 일상으로 돌아온 뒤 정당을 향해선 차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동년배의 냉소에도 직업으로 정치를 택한 20대 청년들도 있다. 중앙일보는 지난 8일 6·3 지방선거에 도전하는 강동엽 더불어 민주당 대구 달성군의원 예비후보, 김동현 국민의힘 과천시의원 예비후보, 전라헬 조국혁신당 경기도의원 출마자, 윤서진 개혁신당 대전 유성구의원 후보를 만나 출마 이유와 20대 청년들의 정당 불신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광장의 경험에도 20대는 왜 정당과 이별했나. ▶전라헬=“계엄 이후 내란 종식이 1년 넘도록 완결되지 않았다. 정책 효용을 느낄 계기도 부족했다” ▶윤서진=“양당이 문제 해결보다 상대방 악마화에 집중했다. 노동 소득의 증가율이 자산 인플레이션을 따라가지 못하는 등 실존적 고통은 해결되지 않았다” ▶김동현=“비상계엄 이후에도 여기가 식으면 다른 이슈를 찾아 불을 지르는 ‘화전민 정치’가 반복되고 있다” ▶강동엽=“양당이 상대를 깎아내리는 모습과 청년들 사이에 괴리감이 있다”
출마한다 했을 때 주변 반응은. ▶강동엽=“‘대학생인데 놀아라’ ‘혹시 뒷배가 있냐’는 반응이 있었다” ▶김동현=“IT 기업 인사팀에 다녔는데, ‘잘 다니던 직장 왜 때려치냐. 정치 낭인이 되려 작정했나’고 했다” ▶전라헬=“정치인 열에 아홉은 믿을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 ▶윤서진=“나중에 상처를 받거나 이용만 당할까봐 부모님이 걱정했다”
그런데 왜 출마했나. 심지어 험지거나 접전지다. ▶강동엽=“평생 살아온 대구를 망친 국민의힘을 지지하고 싶지 않았다. 민주당 후보로서는 악조건을 갖췄지만 할 수 있음을 증명하겠다. 참고로 선거 운동할 때 피켓에 정당명을 쓰면 싫어한다. 대신 일기예보를 써서 유세한다” ▶김동현=“지난해 3월 국민연금 논란 당시 SNS에 글을 써봤지만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 걸 보고 정치 입문을 결심했다. 3번의 이직을 하면서 막노동도 하고 사무직으로도 일해봤다. 소시민의 삶을 알고 있는 ‘가장 보통의 청년 남자’로서 내가 20대를 대변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전라헬=“12·3 계엄 선포 다음 날 입당했다. 개인의 일상에 격변을 일으키는 구조를 개선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윤서진=“한국과학기술원 총학생회장 출신이다. ‘입틀막 사건’, R&D 예산 삭감, 계엄을 거치며 출마를 결심했다. 유성구는 민주당 강세인데다 개혁신당과 조국혁신당을 헷갈려하는 사람도 아직 많다. 벚꽃 시즌에 사진을 찍어주면서 명함을 돌렸다.”
20대 시선에서 이재명 정부 국정 운영을 평가한다면 ▶김동현=“소비쿠폰은 미래 예산을 당장의 쿠키로 쓰려는 현금성 살포 정책이다. 26조 추경, 정년 연장 등도 미래세대를 담보로 유권자의 표를 사려는 논의다. ‘코스피 6000’ 달성도 최소한의 보험인 국민연금을 태운 결과와 다름 없다” ▶강동엽=“소비쿠폰으로 돈이 풀리면서 지역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했다. 상법 개정안과 금투세 폐지는 청년에게 계층 사다리 극복의 희망을 줬다. 다만, 국민연금법 개정안 통과 과정에서 청년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았단 것에는 동감한다” ▶윤서진=“현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은 과도한 시장 개입이다. 주식이 젊은 세대의 ‘동앗줄’처럼 여겨질수록 안정적 투자를 유도해야 한다” ▶전라헬=“아니다. 현 정부 덕에 오히려 동학개미가 공정한 시스템에서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이 됐다. 국민연금도 기금 수익을 확보했다”
청년 목소리가 정치에 반영되려면 ▶강동엽=“폐쇄적이고 연공 서열을 중시하는 구조적 한계를 뛰어넘어야 한다. 한국 정치가 인재 영입엔 익숙하지만 20대 정치 도전자에게 여전히 냉소적이다. 고정관념을 버려주셨으면 좋겠다” ▶김동현=“청년정책기구에도 참여해봤지만 창구로서의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 정치에 직접 뛰어들어야만 미래 세대의 열망이 반영될 것이란 절박함이 있다”
오소영 기자 oh.so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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