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능 같은 약 여러 개 먹던 퇴원 노인…그 살린 재택 돌봄 [신성식의 레츠 고 9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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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능 같은 약 여러 개 먹던 퇴원 노인…그 살린 재택 돌봄 [신성식의 레츠 고 9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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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걸 해도 보상(의료 수가)이 없기 때문에 병원들이 이런 걸 하기 쉽지 않다. 조희숙 강원대 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교수는 '금연 유지, 적당한 신체 활동, 흡입기 사용 등이 중요한데, 잘 유지되다 관리가 끝난 후 흡연 등으로 되돌아갔다'며 '일부 환자는 오래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애정 건보공단 통합돌봄정책개발센터장은 '퇴원환자 재택 관리가 안 되면 월 300만~400만원의 간병비가 들고 기능 회복에 지장이 생긴다'며 '일부는 요양병원에 입원하게 되고, 그곳을 집처럼 여기며 장기간 입원하는 ‘사회적 입원’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한다.

서울아산병원 노인전문약사가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의 퇴원 당일 흡입기 사용법을 교육하고 있다. 이 환자가 복용하던 수면유도약 2개 중 1개를 뺐다. 사진 서울아산병원 제공 지난해 크고 작은 병원에 입원했다가 퇴원한 65세 이상 노인이 270만명이다.

노인 10명 중 2.6명꼴이다. 집에서 제대로 보살핌을 받지 못하면 퇴원 후 90일 이내에 22%가 재입원한단다. 이런 위험에 처한 퇴원환자가 37만명이다. 뇌졸중·골절·만성콩팥병·파킨슨병 등의 환자가 대표적이다.

집으로 갈 형편이 안 되면 요양병원·요양원 등으로 간다. 상당수는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그곳에서 생을 마감한다. 한국인은 그동안 치료만 중시했다. 여기에 자원을 쏟았고 그 결과 세계적인 의료 기술 보유국이 됐다.

그러나 치료 후의 삶은 뒷전이었다. 상당수 퇴원환자는 추가적인 의료 서비스, 식사·생활 등의 돌봄이 절실하다. 일부 대형병원, 국립대병원을 비롯한 공영의료기관 등이 사각지대를 메우려 시도해왔다. 아산병원 퇴원 돌봄 연계 서울아산병원은 2021년 이후 시니어 입원 환자 관리, 퇴원환자 지역사회 연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신체 기능 등이 매우 허약한 노인을 선별해 전문가가 붙는다. 중증환자는 먹는 게 중요하다. 이런 경우다. 한 폐암 전이환자는 음식 냄새조차 싫어해 체중 감소, 영양 불량이 심했다.

임상영양사가 맞춤형 고열량 식단을 처방하자 상태가 호전돼 부축받고 움직이게 됐다. 당뇨병·고혈압·불면증·심혈관질환 등을 앓는 환자는 입원 전 21개의 약을 먹었다. 약이 중복됐고, 노인 주의 약물이 뒤섞였다. 구강 건조, 시야 흐림, 빠른 심장박동 등의 위험에 노출된 상태였다.

노인전문 약사가 나서 부적절 약물 9개를 빼고 필요한 약 2개를 추가했다. 서울아산병원 물리치료사가 물리치료사가 담관암 수술 환자를 재활치료 하고 있다. 8회 치료 후 누워있던 환자가 살살 걷게 됐다. 사진 서울아산병원 제공 퇴원환자는 별도 팀이 나선다. 자궁경부암 4기 환자의 예.

사회복지사가 심층 상담해서 필요한 서비스를 찾아냈다. 장기요양보험 등급 신청, 교통 약자 이동 지원, 재활 보조기구 무료 대여, 방문간호 등을 소개했다. 이런 걸 잘 알 것 같지만 대개 그렇지 않다. 지난해 말 퇴원 후 정읍아산병원으로 연계해 추가 치료를 받고 자녀 집으로 갔다.

보건소 간호사가 주 2회 방문해 소변줄 소독 등의 치료를 한다. 정읍시의 이동지원 서비스를 이용해 외래진료를 받으러 갈 예정이다. 보호자는 “어떡할지 막막했는데, 다양한 정보를 알게 돼 안심된다”고 말했다고 한다. 아산병원은 지난해 6000명에게 추가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런 걸 해도 보상이 없기 때문에 병원들이 이런 걸 하기 쉽지 않다. 통합돌봄에서 관리 시작 이제는 새로운 장이 열렸다. 지난달 27일 지역사회 통합돌봄이 도입돼 퇴원환자 관리가 정식으로 개시됐다. 229개 지자체와 1300여개 병원이 협약했다. 병원이 퇴원환자를 평가해 지자체에 의뢰하면 맞춤형 지원에 나선다.

지난 한 달 430명이 그리했다. 이렇게 하면 지자체가 5만원가량 병원에게 준다. 대전 서구 84세 여성 독거 환자는 대학병원에서 담낭절제술을 받고 집으로 갈 엄두를 못 냈다. 움직일 수는 있지만, 기력이 너무 쇠한 데다 식이조절이 절실했다.

자녀가 다른 도시에 살아 돌볼 수 없었다. 지자체·복지관·행정복지센터 등이 머리를 맞댔다. 지난달 말 퇴원 당일 바로 노인맞춤 돌봄서비스가 시작됐다. 생활지원사가 집을 방문해 청소·빨래 등을 하고 죽을 끓였다.

보건소 방문간호사가 혈압·혈당 관리를 한다. 행정복지센터는 밀키트 등의 꾸러미를 제공했다. 또 장기요양 신청을 마쳤다. 이런 서비스에는 환자 부담금이 발생한다.

대전 서구는 한 달간 13명의 퇴원환자를 도왔다. 조혜원 대전 서구청 주무관은 “대부분 혼자 살거나 배우자가 암 투병 중인 경우”라며 “이런 서비스가 없으면 환자가 요양병원으로 가거나 병세가 악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퇴원환자 관리는 만족도가 높다. 건강보험공단의 시범사업 보고서에 따르면 이 서비스를 받은 환자의 만족도가 4.3점으로 꽤 높은 편이다.

응급실을 찾는 환자가 최대 44% 줄었다. 불필요한 의료가 줄어 환자당 연 500만원의 의료비 절감 효과를 낸다. 환자에 따라 돌봄이 길게 가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강원대병원은 2023년 만성폐쇄성폐질환 퇴원환자를 1개월 관리하고, 석 달 후 전화로 확인하는 시범사업을 했다.

조희숙 강원대 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교수는 “금연 유지, 적당한 신체 활동, 흡입기 사용 등이 중요한데, 잘 유지되다 관리가 끝난 후 흡연 등으로 되돌아갔다”며 “일부 환자는 오래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자체장 관심이 가장 중요 유애정 건보공단 통합돌봄정책개발센터장은 “퇴원환자 재택 관리가 안 되면 월 300만~400만원의 간병비가 들고 기능 회복에 지장이 생긴다”며 “일부는 요양병원에 입원하게 되고, 그곳을 집처럼 여기며 장기간 입원하는 ‘사회적 입원’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한다. 유 센터장은 “병원의 협조, 지자체의 의지, 지역 특성을 고려한 설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 2만명의 퇴원환자에게 지역 돌봄을 연계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돌봄이 필요한 사람에 비하면 갈 길이 멀다. 10년 걸릴 수 있다. 지자체의 인력·조직 확충, 의료·요양 인프라 확대가 따라야 한다. 현 정부의 우선 투자 목록에 이런 게 들어있는지는 의문이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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