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이코노미스트] 밸류업과 승계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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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이코노미스트] 밸류업과 승계의 딜레마
기업가치19일자경영대학

주주가치 제고 자사주 소각주가 올려 승계비용도 커져차등의결권을 허용하거나상속세 완화로 경영안정을

상속세 완화로 경영안정을 2026년 3월 시행된 개정 상법은 한국 자본시장 에서 논쟁이 이어져 온 자기주식 제도를 근본적으로 재설계했다. 회사가 취득한 자기주식은 일정 기간 내 소각하도록 하고, 예외적으로 보유하거나 처분하려면 보유·처분계획을 수립해 주주총회의 승인을 받도록 했다. 자기주식의 의결권과 배당권 제한도 보다 명확해졌다. 자기주식을 경영권 방어의 수단으로 활용해 온 관행을 줄이고, 주주가치와 자본충실 원칙에 맞게 제도를 정비하겠다는 취지다.

자본시장에서는 이를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자사주 매입과 소각은 주주환원의 핵심 수단으로 인식되고, 투자자들은 이를 자본 효율성과 지배구조 개선의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자사주 소각은 유통주식 수를 줄여 주당가치를 높이고, 축적된 자본의 비효율적 보유를 줄이도록 압박하는 효과가 있다. 최근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관들도 자사주 정책을 단순한 재무전략이 아닌 자본 배분과 지배구조 운영의 방향을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한국 기업지배구조의 구조적 긴장이 드러난다. 법인의 관점에서 보면 자사주 소각은 자본 효율성을 높이고 주주환원을 강화하는 합리적 선택이다. 반면 지배주주 개인의 입장에서는 기업가치 상승이 승계비용 증가로 연결될 수 있다. 현행 상속세 체계에서는 상장주식이 일정 기간의 평균 시가로 평가되기 때문에, 주가가 상승할수록 승계 과정에서 부담해야 할 세금도 커진다. 기업가치 제고가 사회적으로는 바람직하지만 개인에게는 지배력 유지 비용을 높이는 변수로 작동하는 구조가 존재한다. 기업은 밸류업을 요구받고, 지배주주는 그 성과를 부담으로 인식하는 구조에서 목표의 딜레마가 일어난다. 자사주 소각이 전면화될수록 이러한 긴장은 더욱 분명해진다. 자사주를 소각하는지, 보유하는지, 제3자에게 이전하는지에 따라 기업의 자본 배분 의도가 평가되고, 명확한 계획 없는 자사주 보유는 잠재적 방어 수단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괴리가 누적될수록 시장의 기업가치 제고 압력과 지배력 유지를 고려해야 하는 내부 유인이 충돌하고, 그 결과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일부가 세제와 지배구조 제도의 결합에서 비롯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렇다고 해법이 과거처럼 자기주식을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되돌리는 것일 수는 없다. 자기주식 규제를 강화하는 방향 자체는 일반주주 보호와 시장 신뢰 측면에서 타당하다. 다만 제도 설계는 일관돼야 한다. 한편에서는 기업가치 제고를 요구하면서 다른 한편에서는 승계 부담 구조를 그대로 둔다면 기업과 지배주주 사이의 인센티브가 어긋날 수밖에 없다. 주요국의 제도는 이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미국과 일본 등은 차등의결권이나 종류주식 등 다양한 지배구조 설계를 제도권 안에서 허용하면서 경영 안정과 시장 규율을 함께 유지하고 있다. 이는 특정 대주주 보호가 아니라 장기 투자와 안정적 경영을 위한 예측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장치다. 반면 우리 제도는 자사주의 방어 기능을 줄이면서도 승계 부담과 지배구조 수단의 공백 문제를 해소하지 못한 채 불균형적 상태에 머물러 있다. 이제 자사주 규제 이후의 다음 단계를 고민해야 한다. 기업가치 제고와 승계 부담 사이의 긴장을 완화할 수 있는 세제와 지배구조 설계를 함께 논의해야 한다. 상속세 문제를 감세 논쟁이 아니라, 기업의 장기 성장과 자본시장 신뢰를 높이기 위한 제도 정합성의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기업가치 상승이 회사와 주주, 그리고 승계를 준비하는 경영 주체 모두에게 예측 가능하고 합리적인 선택이 되는 환경을 만드는 것, 그것이 자사주 소각 이후 한국 자본시장이 풀어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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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치 19일자 경영대학 명예교수 밸류업과 자본시장 주주환원 지배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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