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하브 샤니가 이끄는 뮌헨 필하모닉과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만남. 일찌감치 예고됐던 이 공연은 티켓 오픈과 동시에 매진될 만큼 국내 많은 클...
뮌헨필 차기 수장 라하브 샤니 , 조성진 과 협연 내한공연 기자간담회 전쟁의 시대에 던져진 질문에 “예술가에게 정치적 입장 강요해선 안 돼” 라하브 샤니 가 4일 서울 거암아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박경은 선임기자 라하브 샤니가 이끄는 뮌헨 필하모닉과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만남. 일찌감치 예고됐던 이 공연은 티켓 오픈과 동시에 매진될 만큼 국내 많은 클래식 팬들을 기대감으로 뜨겁게 달구고 있다. 그런데 이번 무대에 대한 관심과 질문은 음악적 호기심에만 머물지 않는다. 포디움에 서는 라하브 샤니 때문이다.
샤니는 현재 세계 음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젊은 지휘자다. 이스라엘 출신인 그는 오는 9월부터 뮌헨 필하모닉의 상임지휘자로 공식 취임한다. 현재 그는 이스라엘 필하모닉 음악감독도 맡고 있다. 젊은 거장의 약진으로만 보기에 그가 서 있는 자리는 다소 복잡하다.
동시다발적 전쟁이 벌어지는 현 시대가 예술가에게 던지는 질문이 그의 뒤에 따라붙고 있어서다. 지난해 그는 벨기에 플란데런 헨트 축제에서 뮌헨 필하모닉을 이끌고 공연할 예정이었지만 주최 측은 이를 취소했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벌이는 행위가 국제적인 공분을 사던 시점이었다. 당시 주최 측은 그가 이스라엘 필하모닉 음악감독이라는 공적 역할을 맡고 있음에도 이스라엘 정부와 충분히 명확하게 거리를 두고 있는지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반면 독일과 유럽 음악계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반유대주의적 조치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뮌헨 필은 이전에도 전쟁 문제로 한 차례 진통을 겪었다. 샤니에 앞서 2015년부터 뮌헨 필을 이끌었던 이는 러시아의 발레리 게르기예프였다. 2022년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자 뮌헨 필은 그를 해임했다. 전쟁에 비판적인 메시지를 내달라는 요청을 받았으나 그가 이에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였다.
음악가의 침묵이 더는 중립으로만 받아들여지지 않음을 알리는 사건이었던 셈이다. 샤니를 둘러싼 논쟁도 그 연장선에 있다. 논란의 초점은 국적이 아니라 한 예술가가 국가를 대표하는 문화기관의 수장이라는 공적 위치에 있다는 점이다. 그럴 때 전쟁이나 국가폭력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요구할 수 있을까.
한다면 그 선은 어디까지일까. 지난 4일 서울 거암아트홀에서 열린 뮌헨 필하모닉 내한공연 기자간담회에서도 이 질문이 나왔다. 샤니는 이에 대해 “예술가에게만 해당되는 문제가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해당되는 문제이자 누구나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하고 나 역시 평화와 화해를 추구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왔다”면서 “다만 예술이 특정한 정치적 목적을 위해 사용되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해 벨기에 헨트 축제 공연 취소 논란에 대해서는 불편함을 분명하게 드러냈다.
그는 “전쟁이 이미 일어난 상황에서 우리를 초청했고,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면 애초에 초청하지 말았어야 한다”면서 “정치적 압박 속에서 입장을 강요하는 행위는 동의할 수 없고 어떤 예술가에게도 그런 강요가 있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그가 이끄는 뮌헨 필은 피아니스트 조성진과 함께 5일부터 9일까지 서울과 인천에서 4차례 공연한다. 베토벤과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 말러 교향곡 1번, 브람스 교향곡 4번 등을 연주한다. 샤니와 뮌헨 필, 조성진이 호흡을 맞추는 것은 2022년 9월 뮌헨에서 라벨 피아노협주곡을 연주한 지 4년 만이다.
샤니는 지휘자이면서 피아니스트로도 활동해 왔다. 다니엘 바렌보임, 주빈 메타가 지휘하는 무대에서 협연했으며 로열 콘세르트 허바우, 베를린 슈타츠카펠레를 지휘하며 피아노를 협연하기도 했다. 1893년 창단된 뮌헨 필은 독일을 대표하는 교향악단으로 세르주 첼리비다케, 제임스 레바인, 로린 마젤 등이 거쳐 갔다. 구스타프 말러가 1901년과 1910년 각각 자신의 교향곡 4번과 8번을 직접 지휘하며 세계 초연한 인연을 갖고 있다. 공연 포스터. 빈체로 제공 영문번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