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열린 아시안컵 여자 축구대회에서 남북 응원단이 '코리아'를 외치며 하나 되어 선수들을 응원하고, 남북 화해와 한반도 평화를 염원한 감동적인 이야기를 담았다. 16년 만에 아시안컵에 복귀한 북한 선수들의 모습과 남북 응원단의 뜨거운 열정을 생생하게 전한다.
호주에서 '코리아'가 울려 퍼졌다. 굳이 남과 북을 나누지 않아 좋았다. '코리아 이겨라!' 그 간절한 외침은 우리 남북 선수들에 대한 응원이자 남북의 화해와 한반도 평화 를 위한 외침이었다. 지난 3월 1일부터 호주에서 개최된 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 여자 축구 대회 남북응원단의 이야기다. 이 글은 아시안컵 축구대회에 남북응원단의 일원으로 참여한 필자의 참가기다.
여기는 호주를 대표하는 국제도시 시드니, 아시안컵 여자 축구대회가 한창이다. 필자는 한겨레통일문화재단이 모집한 '호주 아시안컵 여자축구대회 남북응원단'의 일원으로 시드니를 방문했다. 3월 13일 현재 호주 아시안컵 축구대회는 아시아 12개국이 참여해 조별 예선을 마치고 8강전이 치러지고 있다. 이번 대회는 2027 브라질 여자 월드컵 아시아 예선을 겸하고 있어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이번 대회는 특히 북한이 16년 만에 아시안컵에 복귀하며 남북이 국제무대에서 함께 뛰는 모습을 오랜만에 볼 수 있게 됐다. AD 남북 선수들이 함께 참여한 아시안컵 대회인 만큼 호주 동포사회가 발 빠르게 움직였다. 호주 동포사회는 1989년 3월 시드니에서 열린 세계 남자 아이스하키 C풀 선수권 대회에서 분단 이후 첫 공동응원을 성사시킨 경험이 있었다. 호주 동포사회는 37년 전 자신들이 만들어낸 역사를 다시 한번 재현하길 원했다. 그렇게 지난 2월 21일 '호주 동포응원단'을 출범하고 남북 선수들을 모두 응원하기 위한 준비에 나섰다. 한국에서도 호주 동포사회와 함께할 응원단 모집이 본격 추진됐다. 그 결과 한겨레통일문화재단이 남북응원단을 공개 모집하고 호주로 응원단을 파견할 수 있었다. 여기에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와 민주평통 호주협의회가 함께하며 힘을 보탰다.첫 번째 응원전은 3월 8일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시작됐다. 말 그대로 메인이벤트, A조에서 각각 2승씩을 거둔 한국과 호주의 조 1위 결정전이었다. 호주에서 여자 축구는 인기 스포츠다. 아니나 다를까 한국-호주전에는 6만 명이 넘는 관중이 운집해 경기장의 열기는 그야말로 열광적이었다. 홈팀의 열광적인 응원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약 천명의 호주 동포응원단과 한국에서 온 남북응원단이 목청껏 '대한민국'과 '오 필승 코리아'를 외쳤다. 호주 관중들로 둘러싸였지만, 응원 열기만은 홈팀 부럽지 않았다. 우리의 간절한 응원이 전달된 것일까, 치열한 경기는 한국의 3 대 2 역전승으로 끝났다. 특히 후반 11분에 터진 강채림 선수의 극적인 역전골은 남북응원단을 열광의 도가니 속으로 몰아넣었다. FIFA 여자 랭킹 15위 호주를 물리친 한국은 A조 선두로 8강에 진출하며 우즈벡과 4강 진출을 다투게 됐다. 호주는 조 2위로 밀려난 결과 8강에서 북한을 만나게 됐다. 만약 한국 선수들이 호주에 패했다면 결과적으로 남북대결이 성사될 뻔했다. 필자 또한, 남북관계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그것이 스포츠라 하더라도 남북이 싸우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앞섰다. 다행히 한국이 호주를 이기고 조 1위를 차지하며 마음 편히 4강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다음 경기는 3월 9일 웨스턴시드니 스타디움에서 진행된 조선-중국 경기였다. 이 경기 또한 한국-호주전만큼 관심이 집중된 경기였다. 16년 만에 아시안컵에 복귀한 북한이 중국을 상대로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지 언론과 축구팬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하지만 필자의 마음은 복잡하기만 했다. 먼 이국땅에서 만난 북한 선수들의 모습에 가슴이 뭉클하면서도 마음아팠기 때문이다. 한국-호주전과 같이 조선-중국전에서도 남북응원단은 경기장을 가득 메운 중국응원단을 상대해야 했다. 하지만 우리의 가슴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이 경기가 어쩌면 남북관계에 작은 변화를 일으킬지 모른다는 간절함을 응원에 담았다. 경기가 시작되고 '둥~ 둥~ 둥~' 우리의 심장이 뛰듯 응원단의 북소리가 경기장에 울려 퍼졌다. 일당백이라 것이 이런 것일까? 거짓말 하나 안 보태고 이날 응원전은 우리의 승리였다. 호주 동포응원단과 남북응원단은 한순간도 쉬지 않고 '코리아 이겨라', '조선 이겨라', '우리 선수 이겨라'를 목청껏 외쳤다. 아쉽게도 조선-중국전은 중국의 역전승으로 끝났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북한 선수들의 축 늘어진 어깨가 응원단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그런데 북한 선수들이 경기장을 떠나던 그 순간,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북한 선수단이 우리 응원단이 있는 곳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리고 두 손을 흔들며 고개를 숙여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그 순간 경기장이 떠나갈 듯 거대한 함성이 울려 퍼졌다. 북한 김경영 선수가 선취골을 넣었을 때보다, 중국 선수가 역전골을 넣었을 때보다 더 큰 함성이 쏟아졌다. 감동과 울분이 뒤섞인 함성이었다. 그렇게 우리 응원단의 간절한 마음이, 진심이 그들에게 전해졌으리라..남북응원단은 호주 아시안컵 여자 축구대회 응원을 통해 작지만 소중한 교훈을 얻었다. 꽉 막힌 남북관계에 멈춰 서 좌절하지 않고 민간의 힘으로, 해외동포와 함께 마음을 모아 응원하며 우리 스스로 다시 하나임을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제 올해 9월에 개최되는 제20회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더 큰 감동을 준비해 보자. 여전히 남북관계에 대한 비관론이 우리 사회를 억누르고 있다. 하지만 안된다고 생각하는 그 순간, 다시 행동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한 명, 두 명, 그렇게 다시 남북의 화해와 한반도 평화를 이야기하고 그 마음들을 모아 다시 한번 목청껏 '코리아'를 외쳐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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