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최근 소셜미디어를 통해 금융 양극화를 해소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내놓았다. 낡은 신용등급 체계를 손질해 중저신용자들...
김용범 정책실장이 지난 3월9일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룸에서 중동 상황 등 비상경제점검회의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최근 소셜미디어를 통해 금융 양극화를 해소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내놓았다.
낡은 신용등급 체계를 손질해 중저신용자들이 과도하게 높은 금리를 부담하거나 제도 금융 밖으로 밀려나는 “잔인한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왜 가장 힘겨운 이가 가장 무거운 금리의 짐을 지는가’라는 오래된 질문의 해답을 찾는 모색이 신용평가 체제 개혁이라는 결실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김 실장은 지난 1~3일 페이스북에 잇따라 올린 글에서 “상위 등급은 낮은 금리로 안온하게 자금을 조달하지만, 그 아래는 깎아지른 듯한 고금리의 절벽이 기다린다”며 이 구조를 “가운데만 휑하게 뚫린 커다란 도넛”에 빗댔다. 그는 “신용점수 1점 차이로 제1금융권의 문턱과 고금리 시장의 경계가 갈리는 건 통계의 과학이라기보다 운영의 편의를 위한 단순화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중간 지대’에 있는 이들이 정말 갚을 의지가 있는지 정밀하게 들여다보고 금리를 조정하는 것은 품이 많이 들기 때문에 은행이 의도적으로 중간 지대를 회피해왔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이는 금융관료 출신인 본인도 “명백한 공범”이라고 밝혔듯이 은행과 당국이 공동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 그간 금융회사들은 부동산 담보대출 위주의 ‘땅 짚고 헤엄치기’ ‘비 올 때 우산을 빼앗는’ 영업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고객의 미래 상환 능력을 제대로 평가할 역량이 없기 때문에 안일한 영업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김 실장은 은행이 특정 구간을 비워두지 못하도록 게임의 규칙을 바꾸고, 과거 연체 이력뿐 아니라 소비·납부·플랫폼 활동 등을 토대로 미래 상환 능력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도록 평가 체계를 개편하자는 대안을 제시했다. 신용등급 체계를 정밀하게 설계해 중저신용자들도 대출 범위에 편입하도록 하자는 제안이다. 김 실장의 제안은 역대 정부가 문제의식을 갖고 추진해왔으나 제대로 달성된 적이 없는 사안이기도 하다. 자칫 정부가 금융회사를 압박해 중금리 대출을 활성화시키는 ‘관치금융’에 그칠 수 있다.
그러나 현재의 신용평가 시스템에 어떤 형태로든 개선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은 타당하다. 모처럼의 문제제기가 정밀한 대안으로 결실을 맺으려면 깊고 폭넓은 공론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잔인한 한국 금융’을 바꾸는 시도엔 선의뿐 아니라 시장을 설득해낼 실력도 필요하다.
![[사설]김용범의 “잔인한 금융” 고백, 대안적 신용평가로 이어지길](https://i.headtopics.com/images/2026/5/4/kyunghyang/9149324494449341246799-9149324494449341246799-BAB7D9A4E92B7B6554A1F0D641A8911C.web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