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의학자의 탄식...“30년 노력 물거품 되고 있다”
이성우 대한응급의학회 정책이사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료대란 대책특위-대한응급학회 응급의료 비상사태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재명 대표. 2024.09.02. ⓒ뉴스1
최근 의정갈등으로 ‘응급실 붕괴 위기론’이 고조되자 윤석열 정부는 환자가 지출하는 응급실 이용 본인부담금을 높여 응급실 이용을 줄이겠다는 대책을 내놓았는데, 이럴 경우 살릴 수 있는 환자도 못 살리는 사례가 나올 수 있다는 의학계의 지적이 나온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료대란대책특위 위원장은 2일 ‘더불어민주당 의료대란대책특위 응급의료 비상사태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간담회에서 이 같은 취지의 지적이 나왔다고 전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성우 대한응급의학회 정책이사이자 고대안암병원 진료부원장, 조항주 대한외상학회 이사장 겸 전국권역외상센터 협의회장, 정경원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 등이 참석해 현재 응급실에서 고조되는 ‘응급실 붕괴 위기’를 전했다.앞서 윤석열 정부는 지난달 23일 응급실 붕괴 논란 대책으로 ‘경증인데 응급실을 이용하면 진료비의 약 90%를 본인이 부담하게 하는 안’을 발표한 바 있다.“최근 응급실 비용 관련해서 정부가 대책으로 본인부담금을 높여 응급실 이용 숫자 자체를 줄이겠다고 했는데, 오늘 말 들어보니 응급실은 그렇게 하면 안 된다는 거다.
또 이날 비공개간담회 전 공개간담회에서, 정경원 권역외상센터장은 “밑에 팀원들이 문을 두드릴 때마다 덜컥덜컥 겁이 난다. 대부분 그만두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오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한 수도권 종합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 역시 민중의소리와의 인터뷰에서 대다수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사직을 생각할 정도로 한계에 다다랐다고 전했는데, 정 센터장도 같은 우려를 전한 것이다.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 회장 역시 지난달 30일 기자간담회에서 “응급의학 전문의 99%가 사직서를 품고 있고, 이미 사직서를 낸 사람도 있다”고 전했다. 단순히 ‘응급실 붕괴 위기’에 그치지 않고 실제 ‘응급실 붕괴’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란 지적이다.정 권역외상센터장은 “2012년 권역외상센터 설치지원사업이 생기기 전에는 우리나라 ‘예방 가능한 외상 사망률’은 35% 이상이었다. 그전에는 50%에 육박할 때도 있었다.
상황이 이같이 위급한데도, 전공의들이 돌아오지 않으면 별다른 뾰족한 대책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주민 위원장은 “전문의 위주로 보강하는 방안도 얘기가 나왔는데, 전문의도 하늘에서 떨어지는 게 아니어서 여러 가지 고민과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붕괴 위기 응급실 박주민 아주대병원 전문의 이성우 더불어민주당 고대안암병원 응급의학과 대한응급의학회 의료공백 권역외상센터 의료대란 대한외상학회 전국권역외상센터 조항주 정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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