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엔 다양한 계산법이 있다
'쪽방'은 마음을 복잡하게 하는 공간입니다. 날씨가 심하게 춥거나 더울 때, 공공요금이나 물가가 오를 때면 쪽방촌 이 기삿거리가 됩니다. 쪽방촌 도시빈민의 삶이 더 나아져야 한다고 말하는 기사를 쓰지만, 세상살이의 팍팍함을 보여주려고 할 때 찾는 곳도 쪽방촌 입니다.이효상 기자
2021년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용산구가 발표한 이 사업은 국내 최대 규모의 쪽방 밀집 지역인 서울역 쪽방촌을 공공 부문이 주도해 정비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쪽방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쪽방 주민이 재정착할 수 있도록 공공임대주택 1250호 등 총 2410호의 주택을 공급하기로 했다.쪽방 주민들의 주거 안정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공공이 주도한다는 점에서 정책 기조의 일대 변화로도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창대했던 계획과 달리 사업은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했다.정부가 지지부진한 공공주택사업의 대안으로 민간 주도 개발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보여주는 정황이 다수 발견된다.이들은 정부의 발표 직후 '서울역 쪽방촌 주민대책위원회'를 꾸리고 국토부 장관 자택 앞 시위 등을 이어왔다. 주민대책위와 뜻을 함께하는 소유주 A씨는" 수용하면 형편없이 나온다"고 했다. 표준지 공시지가를 적용해 보상을 받으면 시세보다 적은 보상을 받을 것이란 우려다.
토지·건물주들이 사유재산권을 내세워 공공개발에 반대하면 반대할수록 이익을 챙길 수 있다면, 취약계층의 주거 안정을 위한 공공개발 사업은 추진을 하지 않으니만 못한 정책으로 전락할지도 모른다.얼마 전 동자동 쪽방촌 인근, 재개발 추진 중인 다른 동네를 지나다 발견한 안내문입니다. 재개발을 다름 아닌 '재산 증식' 행위로 규정한 것이 흥미로웠고, 부동산 가치 상승을 욕망하는 우리 사회 평균의 에너지가 얼마나 큰지 새삼 느꼈습니다.기사에 언급됐듯, 동자동 토지·건물 소유주들은 공공주택사업으로 재개발을 해도 이익을 얻습니다. 특히 서울역 바로 앞 입지 주택의 분양권은 분명 큰 보상이에요. 다만 민간 재개발을 할 때보다 기대되는 이익이 덜한 것입니다. 이것이 '손해'의 논리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덜 플러스면 손해'라는 계산법 앞에 '도시빈민 주거 개선'이라는 공공의 목표를 들이미는 것은 참 소용없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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