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단골손님은 점심때 밥 먹으러 찾는 고양이뿐” ▶하루 매출 1만원도 안돼, 밥값도 못 번다
7일 오후,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돌판전문 식당에서 사장님이 점심시간 피크임에도 손님이 없어 의자에 걸터앉아 티비를 보고있다. 이곳에서 19년째 영업한 사장님은 살아생전 이렇게 어려웠던 적은 처음이라며 고통을 호소했다. 사장님은 서울대생과 고시생들에게 맛집으로 알려져 이 시간대면 줄서서 먹는 곳이라고 말했지만 지금은 옛말이라고. 이 식당의 첫 손님은 한시를 훌쩍 넘겨서야 학생 2명이 왔다. 반년 넘게 이어진 어려움에 월세도 제대로 못내고 있다며 깊은 한숨을 내쉰 사장님은 단골 손님은 점심 때마다 밥 먹으러 오는 고양이라며 애써 웃었다. 2020.9.7. / 고운호 기자
이날 기자가 찾은 서울 청계천로 주변 식당과 상점들은 적막감이 감돌 정도로 인적이 드물었다. 청계 5가 지하상가에서 30년째 조화를 팔아온 한 꽃집 주인은 “코로나가 터진 후 가게 매출이 90% 넘게 줄었다”라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주인은 사람들이 모여야 생길 행사들은 줄줄이 중단되었지, 공사 인테리어도 없어 하루 매출이 1만원이 채 안 된다며 “하루 매출이 만원도 안 돼 밥값도 못 벌어 참담하다”라고 말했다. 서울 종로의 중심인 종로2가 점포들은 임대를 구하고 있는 텅 빈 상점이 많았다. 그곳 부동산 업자는 “몇 년, 몇 달째 비어있는 점포가 많다”고 했다. 이미 코로나 이전부터 공실이 시작된데다 뒷골목으로 가보니 줄지어 텅 빈 상점들이 연달아 보였다. 태풍 ‘하이선’의 영향으로 하루 종일 비까지 추적추적 내린 그 모습을 보니 기자의 마음도 어두워졌다.
한편, 서울 신촌에선 코인 노래방의 ‘폐업 알림’ 현수막 하나가 소셜 미디어에서 화제였다. 기자가 직접 가보니 붙여놓은 현수막은 노란 바탕에 붉은 글씨로 쓴 단어들이 주인의 피처럼 느껴졌다. “코로나로 손님이 너무 없어 대출받았더니, 정부가 문 닫으라”고 한다며, 50일 동안 문 닫으라고 했는데 “정부는 보상을 못 한다”고 했다. 또한 “폐업이 아니라 진짜 망했습니다”며 앞으로 남은 대출을 어찌 갚아야 할지 캄캄하다고 했다. 학생들이 붐비는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먹자골목도 가 보았다. 맛집으로 유명한 한 고깃집은 점심시간임에도 손님이 없어 주인은 텅 빈 식당에서 텔레비전만 보고 있었다. 오픈한지 19년 된 식당 주인은 “이렇게 어려웠던 적은 처음”이라고 했다. 1시가 넘자 첫 손님이 왔다. 이날 첫 손님이었다. 주인은 “요즘 단골손님은 점심때 밥 먹으러 찾는 고양이뿐”이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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