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넘긴우크라전 가다] 전쟁 후 첫 성탄, 키이우의 기도 '영웅들 무사히 돌아오길'
강한 바람에 기온이 영하 10도까지 내려가는 강추위가 닥친 시내 주말 거리를 오가는 사람은 전날에 비해 눈에 띄게 줄었다.정교회를 국교로 선언한 볼로디미르 1세를 기념해 1882년 지어진 이 대성당은 옛 소비에트 연방 시절 박물관으로 쓰이다가 2차 세계대전 이후 다시 성당이 된 곳으로, 키이우를 대표하는 성당 중 한 곳이다. 류영석 기자=7일 정교회 성탄절을 맞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성 볼로디미르 성당에서 한 아이가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2023.1.8 [email protected]일부는 향로에 촛불을 켜고 기도를 하고, 누군가는 벽에 있는 그림에 머리를 대고 축원을 올렸다.미사에 집중하든 홀로 기도를 하든 저마다의 방식으로 성탄절을 기념하는 모습이었다.
이들 중에는 군복을 입은 백발노인, 혼자 온 듯한 군인, 손자 손녀 3남매와 할아버지 할머니, 손을 꼭 잡은 부부도 있었다. 바닥에 드러누워 칭얼거리는 어린아이까지 남녀노소 모든 이들이 성당을 찾은 듯했다. 남편, 어린 아들과 함께 성당을 찾은 안나 씨는"원래는 종교를 믿지 않지만, 요즘처럼 흉흉한 때 종교가 도움이 될 것 같아 남편을 따라왔다"며"오늘 와 보니 마음이 차분해지고 용감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류영석 기자=7일 정교회 성탄절을 맞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성 볼로디미르 성당에서 시민과 군인들이 예배를 하고 있다. 2023.1.8 [email protected]친구와 함께 온 아나스타샤 씨는"성탄절인 오늘도 우리 주변의 누군가는 전투를 하고 있을 것"이라며"이들 영웅이 모두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오게 해달라고 기도했다"고 말했다.그러면서"내 친구 중에도 전쟁에 참가하고 있는 이들이 있다"면서"날씨가 추워지니까 친구들 걱정이 된다. 나도 여기서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군인들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티아 씨는"노년층에선 거부감이 있지만 젊은 층이나 중년층 신자들은 12월 25일로 성탄절을 바꾸는 데 대부분 찬성한다"고 했고, 아나스타샤 씨도"의미가 중요하지, 날짜가 뭐가 중요하냐. 바꾸는 게 좋다"고 호응했다. 류영석 기자=7일 정교회 성탄절을 맞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성 볼로디미르 성당에서 한 시민이 예배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3.1.8 [email protected]한 시민은 인터뷰 요청에 영어를 못한다면서도"우크라이나 포에버!"라고 외쳤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승리를 응원하는 덕담에 환한 표정으로"빅토리, 스파씨바"라고 답했다.
아나스타샤 씨는"모두가 전쟁이 끝나길 바라지만 러시아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푸틴이 죽어야 끝날 것"이라며"우리의 자랑스러운 전통과 문화, 삶은 절대 파괴할 수 없다. 우리는 더욱 뭉치고 강해질 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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