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문제를 해결해주려고 하는 겁니다. ‘왜 힘드냐’ 물어보고 해결책을 제시하거나 ‘힘들어하지 마. 별일 아냐’ 하지 마세요. ‘너 힘들구나’ 한마디만 해주면 됩니다. 힘든 사람은 수용과 공감을 바랍니다.”
정신의학과 전문의이자 신경인류학자인 박한선 박사가 지난 10일 서울대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박 박사는 “감염병 대유행은 기존의 사회경제적 모순을 심화하고, 집단 간 갈등을 증폭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며 “시민은 연대와 협력으로 확산을 막고, 정부는 신뢰성과 포용성을 갖고 다양한 ‘부적응적 반응’을 보듬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권호욱 선임기자
“올해 초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됐을 때는 국가적·집단적 결속이 강화됐습니다. ‘K방역’ ‘힘을 합쳐 극복하자’ 했지요. 그러나 이런 흐름은 오래가지 못합니다. 분열과 갈등으로 진행하게 되거든요. 지금이 그런 시기입니다. 초기에는 손 잘 씻고 마스크 잘 쓰고 거리 두기도 잘했습니다. 대구에 대유행이 왔을 때 길거리에 사람이 안 보였어요. 지금은 아닙니다. 어떤 사람은 하지만, 어떤 사람은 하는 척만 하고요. ‘고조된 긴장 반응’은 오래 지속되지 못합니다.”“첫째, 부정입니다. 이건 감염병이 아니야, 혹은 감염병이지만 위험하지 않아, 라고 생각하는 것이죠. 둘째는 회피입니다. 현실을 안 보게 됩니다. 셋째는 반대로 행동하는 겁니다. 평소보다 더 밀접한 접촉을 하는 등 과장된 행동을 합니다. 사이코패스라서가 아니라, 극단적 상황에서 보이는 정상적 반응의 하나입니다. 이런 식으로 방역지침을 어기는 사람들을 조리돌림하는 경향이 나타나는데요.
“우선, 여성이 기존 취약계층에 더 많이 분포돼 있을 가능성입니다. 여성 일자리는 단기·저소득·비정규직 비율이 높습니다. 특수고용직·서비스업에 많이 종사하고요. 모두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분야들입니다. 또 한 가지는, 여성이 남성보다 사회적 관계를 통해 감정을 다독이는 경향이 큽니다. 거리 두기가 여성에게 더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습니다.”“신체 활동을 줄이면 안 됩니다. 사람이 드문 산이나 공원 같은 데서 적절한 운동을 해야 합니다. 대신 미디어 접촉은 줄이세요. ‘코로나19 소식은 밤 9시 뉴스에서만 접하겠다’ 식으로 정해놓으면 좋습니다. 일반 시민이 전 세계 방역 상황을 속속들이 알 필요는 없습니다. 또 비공식 채널을 통한 음모론을 피하고, 공인된 정보를 들으세요. 영상통화나 카카오톡 등 비대면 네트워킹이 권장되지만, 사실 효과는 크지 않습니다. 가족·친지들과 더 가깝게 접촉하는 게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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