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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이민 60년] ③ '교두보' 산투스를 가다…이젠 펠레 향수만 가득
상파울루 봉헤치루에 '한인타운'…K팝 인기 속 관광명소로 발돋움 이재림 특파원 김지윤 통신원='눕히면 63빌딩보다 훨씬 크다'는 길이 339ｍ의 17만t급 크루즈 선박에서는 환한 얼굴의 나들이객들이 끊임없이 쏟아져 내려왔다.지난 주말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차로 2시간을 내달려 도착한 산투스 항에서는 남미 한여름의 더위가 이른 아침부터 온몸을 감쌌다.시원한 바닥 분수 물줄기 너머로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웃옷을 벗은 채 낚시하는 중간중간에 아사이베리 음료를 홀짝이거나 카누 노를 저으며 망중한을 즐기는 어른들도 쉽게 눈에 띄었다.브라질 산투스항 주변에서 뛰어노는 아이들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 최초의 공식 이민자 103명은 1963년 2월 12일 산투스 항구에 도착했다. 한 해 전 12월 18일 부산항에서 네덜란드 선박 치차렌카 호를 타고 출발한 지 55일 만이었다.
이민 1세대로서 이민 과정에서 겪은 일들을 차곡차곡 써 내려간 백옥빈 옹의 '백옥빈 일기'를 보면 60년 전에도 이곳은 '일 년 사시절 수영할 만큼' 더웠고, 수많은 사람으로 '복작복작' 했다.지난달 산투스 네크로폴 에큐메니카 공동묘지에 안장된 펠레는 1956년부터 1974년까지 산투스FC 소속으로 뛰며 660경기, 643골의 기록을 남겼다. 한인 이민자들이 도착했을 때 펠레는 이곳에서 최전성기를 보내고 있었다.상파울루 봉헤치루가 그 대표적인 제2의 정착지다. 브라질의 이런 특성 때문에 이민자들은 경제적인 부침을 겪기도 했다고 한다. 특히 연 인플레이션 1천%에 달하는 불황 시기에 좌절을 맛본 이들이 많다고 했다. 한때 5만 명에 달했던 교민 숫자도 3만 명가량으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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