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작은 출판사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다. 저마다의 출판 노동을 거쳐 이곳에 도착한 동료들과 ...
나는 작은 출판사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다. 저마다의 출판 노동을 거쳐 이곳에 도착한 동료들과 함께 회사를 꾸린다. 지나친 호기심과 부족한 자제력 때문에 영 두서없는 일들을 하며 살아온 편이지만, 나 역시 책을 만들며 밥벌이를 해온 시간이 가장 길었다. 대부분 그렇듯 첫 직장에 대한 기억은 여전히 생생하다. 서른 살이 조금 넘어서 입사한 출판사는 두꺼운 학술서를 만드는 곳이었다.그런데 사소한 문제는 내가 완전히 ‘초짜’였다는 것이고, 큰 문제는 어쩌다 편집장이 되었다는 점이다. 물론 나이나 경력과 무관하게 탁월한 이들도 많겠지만, 나는 그렇지 않았다. 햇병아리 팀장은 나이 많은 팀원들의 교정지를 흘끗거리며 책 만드는 일을 배웠다.
하지만 지나치게 아름다운 기억으로 윤색할 생각은 없다. 첫 직장에서 나는 꽤 착하게 굴려고 노력했지만, 어떤 ‘구조적인 미안함’을 극복하지 못했다. 결국 몇년 후 회사를 떠나는 내게 다른 팀원은 위스키를 한 병 선물하며 좀 변죽 좋게 살아도 괜찮다는 충고를 건넸다. 겨울이었고, 마지막 출근길 아침에는 눈이 펑펑 내렸다. 지하철을 타러 갔던 합정역 2번 출구 앞에는 파주출판단지로 가는 셔틀버스를 기다리는 이들이 있었다.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는 동료들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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