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의진의 시골편지] 탕수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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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탕웨이를 좋아하듯 중국요리도 좋아하고, 탕수육을 엄청 좋아해. 엄밀히 말하면 강아지들과도...

배우 탕웨이를 좋아하듯 중국요리도 좋아하고, 탕수육을 엄청 좋아해. 엄밀히 말하면 강아지들과도 나눠 먹는 별식. 면소재지에 중국요릿집이 있는데 요샌 오토바이로 배달도 해줘. 탕수육 작은 ‘소자’로 한 그릇 시켰다. 전기 검침원에 대곤 엄청나게 짖어대는 녀석들이 배달 아저씨에겐 꼬리를 찰지게 흔든다. 얻어먹을 게 있음을 아는 게야. 애들도 먹이려면 부먹이 아니라 찍먹.

서울 종로 인사동에서 지난 일주일 전시 감독을 하고 내려왔다. 북적대던 인파에 치이고, 인터뷰를 비롯해 머리를 쥐어짜면서 지냈다. 그러느라 개들만 집을 지키고, 물론 새들이 이따금 내려앉아 심심풀이로 말을 걸기도 했겠지. 해방되고 시인 박인환은 인사동 낙원상가 근처에 ‘마리서사’란 책방을 개업했다지. 그곳엔 시인 오장환이 단골, 김수영 시인도 출입했대. ‘한 잔의 술을 마시고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했겠지. 나도 내가 머무는 어디든 마리서사와 같은 사랑방이라고 마음먹었다. 하루는 한 아이가 영화 에서처럼 내게 물었어. “사는 게 늘 이렇게 힘든가요? 아니면 어릴 때만 그래요?” 마틸다가 묻자 레옹이 답했던 것처럼, “아니, 언제나 힘들지, 인생은”. 우리에게 내일이 없다는 명언을 남기신 하루살이 말이 끄덕여지는 세상이다만. 그대 내 말벗이 되고 의지처가 되어준다면 힘이 절로 솟을 듯해. 낙원동, 인사동 종로 바닥을 쏘다니며 옛사람들을 떠올려봤어. 마리서사로 탕수육을 배달하듯, 당신이 머무는 곳에 음식을 펼치고 ‘위인들의 생애와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를 차근차근 얘기하고파.

우리는 떠들고 얘기하면서, 탕수육을 나누며 정을 키우지. 그러곤 짱짱하게 어깨동무를 하고 들불처럼 일어서지. 탕수육을 두 자로 줄이면 탕슉, 슈욱~하니 재빠르게 달려들 나가자. 사랑하는 사람들 평화롭게 지내는 세상, 온 가족이 둘러앉아 탕수육 대자를 나누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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