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더 나은 한 해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사람은 과거를 잊어야 한다. 코로나 팬데믹, 러...
새해가 더 나은 한 해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사람은 과거를 잊어야 한다. 코로나 팬데믹,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미국과 중국의 신냉전, 기후변화를 뒤로하고 새로운 세계를 건설하고 싶다면, 우리는 정치로 눈을 돌리지 않을 수 없다. 우리의 삶을 위협하는 산적한 문제를 공동으로 해결할 유일한 수단이 정치이기 때문이다. 2024년 새해에는 지구상 인구의 절반 이상이 전국 선거를 치른다고 한다. 70개국 이상에서 약 20억명이 투표소로 향한다고 한다. 우리는 선거를 통해 자유민주주의가 승리할 것을 소망하지만, 그 전망은 오히려 흐릿하고 암울하기까지 하다.
“정치인이 아닌 사람들이 정치를 걱정해야 한다면 그 국가는 제대로 된 국가가 아니며, 이 국가는 이 많은 정치인으로 인해 파멸해도 할 말이 없다.” 희망이 있는 미래 정치를 꿈꾸는 새해에 떠올린 니체의 말이다. 우리는 정치인을 존경하기는커녕 혐오하거나 증오한다. 어제까지만 해도 괜찮은 지도자로 여겨졌던 사람도 정치에 발을 들이는 순간 ‘더러운 정치인’으로 탈바꿈한다. 밥 먹듯이 거짓말을 하고, 비방과 욕설을 지극히 자연스러운 정치적 무기처럼 들고 다니고, 비전보다는 비난에 익숙한 사람들이 정치인이라는 편견이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면, 우리 일반인들은 정치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정치인들의 일차적 관심이 국민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 자신들의 이권과 이를 보호하는 당권이기 때문이다.
과거를 잊어야 비로소 미래가 보인다. 거대 야당 단독으로 처리한 ‘쌍특검법’과 윤석열 대통령의 반복적인 거부권 행사가 지배하는 현재 상황에서 우리는 과연 ‘정쟁의 과거’를 잊고 ‘미래의 정치’를 실현할 수 있는가? 이 물음과 관련하여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의 취임사는 톺아볼 가치가 있다. 쌍특검법을 총선용 악법이라고 비난하는 국민의힘이 당을 쇄신하고 국민에게 다가가기 위해 내세운 것이 바로 한동훈 비대위원장이고, 그는 여의도 사투리가 아니라 나머지 5000만명이 쓰는 문법으로 낡은 정치를 청산하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정치적 수사학은 처칠과 서태지를 잘 버무린 ‘문체’에서 조금 신선할 뿐 그 밑에 깔린 정치적 ‘문법’은 여전히 구태의연하다. 국민 전체를 대변한다고 하면서 그 국민의 상당 부분이 지지하는 정당을 제거해야 할 ‘적’으로 만드는 것은 지긋지긋한 편 가르기의 낡은 문법이기 때문이다. 이런 문법을 따르면 ‘국민의힘’보다 ‘국민’을 우선시한다는 ‘선민후사’는 진정성을 잃고 결국 선당후사의 말장난으로 전락하게 된다. 서로를 적폐 청산의 대상이나 반국가세력으로 만드는 이분법적 과거의 문법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정치인이 X세대 또는 30, 40대의 젊은 세대로 바뀌어도 우리 정치는 결코 미래지향적으로 변화하지 못한다. 대중음악의 패러다임을 바꾼 서태지의 ‘환상 속의 그대’의 가사를 인용해도, 정치의 패러다임을 바꾸지 못하면 새롭게 강조하려는 ‘영 라이트’는 환상에 머무를 것이다.우리가 미래를 바꿀 새로운 정치를 하려면 과거와 싸우고, 과거를 정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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