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송의 아니 근데]드라마가 그리는 여대와 여대생…그리고 동덕여대 ‘공학 반대’ 시위

드라마가 그리는 여대와 여대생…그리고 동덕여대 ‘공학 반대’ 시위 뉴스

[이진송의 아니 근데]드라마가 그리는 여대와 여대생…그리고 동덕여대 ‘공학 반대’ 시위
대한민국 최근 뉴스,대한민국 헤드 라인
  • 📰 kyunghyang
  • ⏱ Reading Time:
  • 49 sec. here
  • 2 min. at publisher
  • 📊 Quality Score:
  • News: 23%
  • Publisher: 51%

지난 11일, 서울 동덕여자대학교의 재학생들은 대학 측이 대학발전 계획을 검토하며 일방적으로 ‘남녀공학 전환’을 논의한 사실에 반발하여 학...

지난 11일, 서울 동덕여자대학교의 재학생들은 대학 측이 대학발전 계획을 검토하며 일방적으로 ‘남녀공학 전환’을 논의한 사실에 반발하여 학내 시위를 시작했다. 이미 전국의 많은 여자대학교가 공학으로 전환하며 사라진 가운데, 다른 여대에서도 일부 단과대나 유학생에 한하여 남녀공학 전환을 검토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동덕여대 시위는 다른 여대와의 연대 시위로 확산되었다. 동덕여대 시위는 학교의 일방적이고 비민주적인 행정 절차에 학생들이 반발한다는 것만으로 당위가 충분하지만, ‘여대’생들이 ‘공학 전환을 반대’, 즉 ‘여대의 정체성’을 지키고자 한다는 이유로 여성혐오의 표적이 된다. 패기 없는 청춘을 패기 바쁘더니, 정작 동덕여대 시위는 세상 물정 모르는 여자‘애들’의 징징거림 정도로 비하하는 것이다. 민주사회의 시민이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는 시위에 참여한 주체가 피해보상금 폭탄을 맞고 망하기를 기대하는 모습’은 가관이다.

그러나 미디어에서 재현하는 여대는 관음과 낭만화의 대상이다. 페미니스트 양성소라는 비난과 달리, 언제나 철저하게 탈정치화되고 여성화된 공간으로 묘사된다. ‘금남의 구역’이라는 표현은 사회와 격리되어 ‘여대생’의 ‘여성성’과 ‘순결함’이 보호받는 상상적 공간으로서 여대를 구성한다. 대표적인 예가 드라마 다. 작중의 ‘호수여대’는 학생운동이 한창이던 1987년을 배경으로, ‘호그와트냐’는 비난을 받을 만큼 비현실적인 외관에 ‘아련’하고 ‘몽롱’한 공간으로 연출된다. 여대생들은 쥐가 나왔다는 말에 혼비백산해서 도망가고, 운동권으로 설정된 소수를 제외하면 꽃무늬, 퍼프소매, 레이스 등으로 치장한 채 미팅에 열을 올린다. 실제로 학생운동 당시 여대생들의 참여가 활발했음을 외면하는 이와 같은 재현은 명백히 의도적이다. 정한아의 소설 을 드라마화한 에서 유미는 여대에 입학했다고 부모에게 거짓말을 한 후 반수를 시도한다.

남성과 같은 공간에 있을 때, 여대생은 연애 대상으로서 어떤 점수를 받느냐 혹은 어떤 남성과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느냐에 따라 서열이 정해진다. 이런 현실은 큰 인기를 끌며 드라마로도 제작된 웹툰 이나 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의 미래는 ‘천연미인’ 수아와 매번 비교당하고, 고학번 선배는 성형을 많이 했다는 이유로 미래를 ‘쉬운 여자’라고 판단하거나 ‘성형 괴물’이라고 놀린다. 에서 홍설에게 뛰어난 학과 성적이나 성실성보다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것은, 과에서 유명한 유정 선배의 조력이다. 영화 에서 배우 수지는 ‘누군가의 첫사랑’으로 등장하며, 선배와 얽히면서 주인공의 세상에서 아웃된다. 드라마 에서 하노라는 38세의 나이에 대학에 입학한 늦깎이 새내기이다. 처음에 그는 ‘여대생’이라는 범주에 의문을 제기하는 존재로서 배척당하고 소외된다. 어리지도, 연애 대상도 아닌 그를 보고 당황하는 학우들의 모습에서 여성을 개별 인격체이자 동료로 대하는 경험의 부재를 엿볼 수 있다.

이 소식을 빠르게 읽을 수 있도록 요약했습니다. 뉴스에 관심이 있으시면 여기에서 전문을 읽으실 수 있습니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kyunghyang /  🏆 14. in KR

대한민국 최근 뉴스, 대한민국 헤드 라인

Similar News:다른 뉴스 소스에서 수집한 이와 유사한 뉴스 기사를 읽을 수도 있습니다.

“여대의 소명이 다하지 않았다”···‘동덕여대 공학 전환 논의’에 쏟아진 반대 [플랫]“여대의 소명이 다하지 않았다”···‘동덕여대 공학 전환 논의’에 쏟아진 반대 [플랫]서울 동덕여자대학교가 대학발전 계획 검토 과정에서 ‘남녀공학 전환’을 논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학생들이 점거 시위에 나서는 등 거세게 반발...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이진송의 아니 근데]‘방판’의 추억을 되살리며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식의 웃음 주는 드라마 ‘정숙한 세일즈’[이진송의 아니 근데]‘방판’의 추억을 되살리며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식의 웃음 주는 드라마 ‘정숙한 세일즈’기억 하나. 커다란 가방을 든 ‘아줌마’가 방문하면, 커다란 가방 안에서는 갖가지 화장품이 화수분처럼 쏟아져 나왔다. 얼굴에 팩을 바른 중년 여성들이 나란히 누워 도란도란 수다를 떨 때의 대화는 어딘가 은밀하고 즐거운 톤을 띠고 있으며, 아이들에게 들릴까봐 한껏 소리를 낮추었다. 기억 둘. 한때 녹즙 열풍이 대한민국을 강타했다. 아침마다 윙윙거리던 녹...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음침한 남자 싫어'…'동덕여대 공학 반대' 김수정, 악플에 결국'음침한 남자 싫어'…'동덕여대 공학 반대' 김수정, 악플에 결국배우 김수정(20)이 동덕여대 공학 전환 반대 의견을 냈다가 악성댓글(악플)이 쏟아지자 대응을 예고했다. 동덕여대 방송연예과에 입학했다가 중퇴한 김수정은 지난 1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온라인에서 진행 중인 동덕여대 공학 전환 반대 서명에 참여한 인증 사진을 올렸다. 한편 동덕여대 학생들은 학교 측이 일부 학과대에 대한 공학 전환 안건을 검토 및 추진하고 있는 것에 반발하고 있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이진송의 아니 근데]이성애는 언제나 ‘남성상위’…넷플릭스 영화 ‘오늘의 여자 주인공’[이진송의 아니 근데]이성애는 언제나 ‘남성상위’…넷플릭스 영화 ‘오늘의 여자 주인공’도대체 어쩌라는 건지 알 수 없을 때가 있다. 성범죄를 당하지 않으려면 여성이 조심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막상 조심하면 “지금 나(또는 모든 남성)를 잠재적 가해자로 보는 것...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성신여대에서도 “공학 전환 반대”···여대 전체로 번지는 ‘여대 존치’ 시위성신여대에서도 “공학 전환 반대”···여대 전체로 번지는 ‘여대 존치’ 시위동덕여대를 시작으로 확산하고 있는 ‘남녀공학 전환’ 논란이 타 여자대학에도 번지는 모양새다. 15일 성신여대 학생들이 국제학부 남자 신입생...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동덕여대 학생총회서 1천973명 투표…2명 빼고 '남녀공학 반대'(종합)동덕여대 학생총회서 1천973명 투표…2명 빼고 '남녀공학 반대'(종합)동덕여대 학생총회서 1천973명 투표…2명 빼고 '남녀공학 반대'(종합) - 2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Render Time: 2025-03-21 20:3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