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범 작가의 장편소설 ‘서교동에서 죽다’
2014년 여름에 외사촌 언니가 죽었다. 봄날 저녁, 언니는 내가 좋아하는 강화도 그녀의 집 마당에서 쓰러져 한동안 의식이 없었고, 여름에 장례가 치러졌다. 그때까지 나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언니의 어머니, 나의 외숙모가 매일같이 전화를 걸었지만 닿지 않았다고 했다. 그 봄에서 여름, 나는 어디에 있었던 걸까.
그날 나는 연극과 극작가에 관한 이야기를 두서없이 늘어놓았을 것이다.
그는 집요하게 ‘기억’을 소환하고 마주 보는데, 일반적으로 현재의 서사를 구성하기 위해 과거를 소비하는 것과는 다른 차원으로 느껴진다. 중요한 것은 기억 자체인 듯, 작가는 사진이나 영상처럼 충실하게 재현한다. 다큐멘터리와 단편영화를 만든 이력과 무관하지 않을 거라 추측해 보지만, 뉴욕에서도 80km나 떨어진 물리적 거리에서 살아가는 한국 국적의 한 개인으로, '기억'은 그를 구성했던, 그리고 상실했던 모든 것으로의 귀향, 여전히 국적을 유지하는 마음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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