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국보 가운데 유독 다가가기 어려운 문화유산이 몇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천상열차분야지도’입니다.
이 문화유산이 ‘천상행 열차 노선을 그린 지도’였다면 얼마나 쉬울까요. 그렇지 않으니까 문제죠. ‘천상열차분야지도’ 연구결과 14세기 별자리와 1세기 무렵 별자리가 구분되어 그려져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1395년 천상열차분야지도를 돌판에 새길 때 참조했던 고구려시대 천문도를 바탕으로 하되, 14세기의 별자리 위치에 맞게 오차를 조정했다는 얘기다. |양홍진 한국천문연구원 고천문연구센터장 제공여기서 ‘천상열차분야지도’를 풀어봅시다. 한마디로 말하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석각 천문도라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전시품 중 국보 ‘각석’은 1395년에 돌에 새긴 천문도이고, 보물 ‘복각’은 그 천문도를 숙종 연간에 다시 돌에 새긴 겁니다. ‘목판본’은 1571년 태조 때의 ‘각석’을 새긴 목판에 120점 찍어 2품 이상 고위관리에게 하사한 종이본 가운데 1점입니다. 그럼 ‘천상열차분야지도’의 이름은 어떤 뜻을 품고 있을까요.
즉 겨울철에는 황도가 적도 아래로 내려가고, 여름에는 위로 올라오겠죠. 태양이 적도보다 가장 낮게 내려가면 지구에서 가장 추운 겨울의 동짓날이 되고요. 가장 높이 올라가면 가장 더운 하짓날이 되겠죠. 따라서 황도와 적도가 교차하는 두 곳 중 앞의 것은 춘분점, 뒤의 것은 추분점이 됩니다.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죠. 겨울철에는 태양이 낮게, 여름에는 높게 움직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얼마전까지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각석 천문도로 알려졌는데요. 그러나 후속 연구 결과 그렇지 않다는 사실이 밝혀졌죠. 물론 ‘천상열차분야지도’는 중국의 천문관을 바탕으로 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중국 따라쟁이’는 결코 아니었습니다.“이 그림은 세월이 오래되어, 별의 위치가 달라졌다”면서 “다시 측정해서 고쳐 새겨야 한다”고 건의한거죠.
천상열차분야지도는 중국의 순우천문도 보다 147년 늦게 제작됐다. 그러나 후속연구결과 천상열차분야지도의 별자리가 ‘순우천문도’보다 훨씬 앞선 시기의 것으로 밝혀졌다. 조선의 천문관들이 기원후 1세기 무렵의 고구려시대 천문도를 바탕으로 수정 보완해서 제작했기 때문이다. |양홍진 센터장 제공‘평양성의 병란=고구려 멸망시기’를 의미한다는 것이 통설인데요. 연구결과 천문도의 한가운데 보이는 북극성 중심의 자미원 별들은 14세기, 그 밖의 별들은 1세기 무렵의 위치라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그것이 류방택 등이 조정한 오차입니다.멀게는 1400년, 가깝게는 700년의 시공을 초월한 ‘고구려와 조선 천문관’의 합작품이라는 특징도 있구요.
별의 개수와 연결선, 이름이 서로 다른 별자리도 있다. 서로의 천문도에는 보이지 않는 별자리가 보인다. 중국 천문도에는 없는 별자리는 일, 북락사문, 차사, 신궁, 종대부 등이다. 중국의 순우천문도에만 있는 별자리는 천기, 정기 등이다.|양홍진 센터장 제공역대 왕조의 군주들은 다른 분야에 비해 유달리 천문학에 목숨을 걸었습니다. ‘천상열차분야지도’의 독자성을 짐작할 수 있는 가장 뚜렷한 요소가 있다. 별을 새길 때 실제 밝기에 따라 구멍의 크기와 깊이를 다르게 했다는 것이다. 즉 밝은 별은 크게, 희미한 별은 작게 그렸다.|최고은·양홍진·안영숙 등 한국천문연구원 고천문연구그룹 제공유명한 고사가 있죠. 중국 하나라 시조 우임금은 9개국 제후가 바친 청동을 모아 ‘아홉개의 솥’을 만들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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