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서부거점 르비우에서] '기자증이 미사일 막을 것 같나'
임화영 기자=8일 오전 지난 3일 밤 러시아의 미사일 폭격을 받은 우크라이나 르비우의 발전소.발전소로부터 약 300m 거리의 아파트에 거주하는 옥사나 씨는 폭격 이후 전기와 물 공급이 중단됐지만 2∼3일 후 거의 복원이 완료돼 정상화됐다고 전했다. 2022.5.9공습을 경고하는 고음의 사이렌이 울려 퍼지자 길을 안내해 주던 예브게니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7일 우크라이나 서부 거점 르비우에 들어온 이후 네 번째 듣는 공습 사이렌이었다. 3월 우크라이나 남부 체르니우치 취재 때는 하루에 여섯 번 사이렌 소리를 들은 적도 있어 나름 익숙해졌다고 생각했지만 이번엔 달랐다.취재 도중 이곳으로 미사일이 날아올 수 있다는 생각에 몸이 굳어졌고, 머리카락이 쭈뼛 서는 듯했다. 김승욱 특파원=지난 3일 르비우 서부 발전소가 러시아 미사일에 피격당한 직후 모습. [현지 주민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2. 5. 9."프레스 카드로 미사일을 막을 수 있을 것 같나요? 러시아가 대규모 공격을 한다는 정보가 있습니다. 지금 상황이 얼마나 심각하지 반드시 알아야 해요"서방 정부는 러시아가 9일 '승전'을 선언하기 위해 8일부터 우크라이나 전역을 무차별로 공습할 것이라는 경고를 잇달아 내놨다.
예브게니는 자신의 집이 발전소에서 불과 2㎞ 떨어진 곳에 있다고 했다. 이달 3일 새벽 4시께 사이렌이 울려 잠에서 깼고 15분쯤 뒤 미사일이 발전소를 직격했다고 했다. 르비우 시내는 순식간에 정전이 됐다.잠깐 둘러 봤지만 미사일 폭격을 맞아 새까만 재만 남아버린 발전소의 모습은 처첨했다.이 도시가 우크라이나 서부의 최대 도시이자 서방의 무기와 탄약 등 군수물자가 우크라이나로 반입되는 관문이기 때문이다.실제로 러시아는 후방 보급기지인 르비우에서 전선으로 군수품이 운송되는 것을 막기 위해 철도와 기차역, 발전소 등 기간시설을 집중적으로 타격하고 있다.
지난 3일 르비우 서부의 민간 차량 정비소도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을 받았는데, 현지 주민들은 불과 100m가량 떨어진 군용 기차역을 노린 미사일이 엉뚱한 곳에 떨어졌다고 믿고 있었다.민간인을 가리지 않는 무차별 폭격을 직접 겪은 탓이다. 외국에서 온 취재진이라고 해서 미사일이 피해갈 리 만무하다.이번 폭격은 러시아 침공 이후 르비우에 가해진 가장 광범위한 미사일 공격이다.러시아의 공격 우려가 커지면서 우크라이나 군의 경계 수준도 높아진 모습이었다.시내 곳곳에 배치된 군인들은 외국 기자들의 취재와 사진 촬영도 허락하지 않았다. 수차례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라는 경고를 들을 수 있었다.하루 주유량을 차 한 대당 15L로 제한하면서 시내 주유소에는 연료를 채우려는 차량 행렬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어림짐작으로도 족히 50대는 넘어 보였다.러시아의 석유 인프라 공격 및 전쟁 장기화로 우크라이나 전역에 연료 부족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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