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작구 사당동에 위치한 이수극동·우성2·3단지(이하 우·극)는 대단지 아파트 리모델링의 성공사례가 될 수 있을까. 우·극은 서울에서 단일 리모델링 단지로는 가장 많은 3458가구 규모다. 리모델링을 거치면 기존 가구 수에서 520가구가 더 늘어난다. 주민들의 입을 빌리자면 “집을 가는건지, 언덕을 오르는지” 알 수 없을 정도의 가파른 단지 내 경...
우·극은 서울에서 단일 리모델링 단지로는 가장 많은 3458가구 규모다. 리모델링을 거치면 기존 가구 수에서 520가구가 더 늘어난다. 주민들의 입을 빌리자면 “집을 가는건지, 언덕을 오르는지” 알 수 없을 정도의 가파른 단지 내 경사로도 평탄화 작업을 통해 평지로 탈바꿈한다. 단지 평탄화 작업은 통상 건물을 모두 허물고 땅을 밀어낼 수 있는 재개발이나 재건축에서 주로 시행해왔다.
물론 재건축 자체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일대일 재건축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일대일 재건축은 일반분양 물량을 거의 만들지 않고 기존 세대 수를 유지하는 재건축을 말한다. 때문에 각 조합원들이 내야하는 분담금이 크다. 신 조합장은 “서초구 반포동에는 분담금을 12억원씩 내고도 일대일 재건축을 추진하는 곳이 있지만 우리 아파트는 주민 대다수가 그럴 경제적 여력이 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아파트 단지를 주변으로 거미줄처럼 형성된 저층 빌라와 전통시장도 재건축을 막는 장애물이다. 용적률을 500%까지 받으려면 단지 안팎의 기반시설 정비가 이미 돼 있고, 도로가 격자무늬여야 한다. 계획도시로 조성된 노원구 중계·상계동, 강동구 고덕동 등이 대표적이다.
조합은 현재 시공사 선정 및 1차 안전진단을 앞두고 있다. 수직·수평 리모델링이 가능하려면 안전진단 B등급 이상을 받아야 한다. 신 조합장은 “2년 전에 현충원 옹벽이 무너지면서 우리 아파트도 일부 단지 외벽이 파손됐는데 그때 서울시에서 진행한 구조안전진단에서는 B등급을 받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한 대형 건설사는 “리모델링은 재건축과 달리 철거에서부터 증축까지 특수 전문기술이 들어가야 하는 영역이다 보니 아무리 대형 건설사라도 손을 못 대는 부분이 있다”면서 “서울에는 재건축이 가능한 단지가 이제 많지 않아 건설사들도 리모델링 영역까지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려는 시도를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서울시는 ‘재건축 할 수 있는 기회를 줬다’고 하는데, 사업성이 안 나와 못 하는 걸 어떻게 하라는 걸까요.
그러자 ‘재건축의 신’이라 불리는 한형기 전 아크로리버파크 조합장이 동부이촌동 리모델링 단지에 나타났다. 그는 지난달 26일 이촌1동 재건축추진협의회 초청으로 나온 강연 자리에서 “서울시 기본계획대로 용적률을 완화하고 3종 주거지를 준주거지로 종 상향하면 재건축을 해도 사업성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촌1동 재건축추진협의회는 리모델링을 반대하는 조합원들이 만든 모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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