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1년 8월15일 동독병사 콘라트 슈만이 베를린을 분단시킨 철조망을 뛰어넘었다. ‘자유로의 도약...
1961년 8월15일 동독병사 콘라트 슈만이 베를린을 분단시킨 철조망을 뛰어넘었다. ‘자유로의 도약’이라는 이름이 붙은 그의 탈출 사실이 전 세계에 보도되면서 일약 영웅이 된 슈만의 삶은 그러나 평탄치 않았다. 서독에 정착한 뒤로도 동독이 보복할 것이란 공포에 늘 시달렸고, 1990년 독일 통일 뒤 고향을 찾았지만 ‘배신자’라며 아무도 반겨주지 않았다.
자유를 찾아 탈출한 탈북민들의 삶도 신산하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6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북한인권재단 출범을 7년째 외면한다며 “이런 것이 바로 공산전체주의에 맹종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본회의장에 있던 박영순 민주당 의원이 “북한에서 쓰레기가 왔네”라고 맞받았다. 다음날 태 의원이 단식투쟁 중인 이재명 대표를 찾아가 거칠게 항의하는 해프닝으로 이어졌다. 태 의원을 ‘쓰레기’로 표현한 박 의원의 발언은 명백한 헤이트스피치다. 북한이 탈북민들을 ‘인간쓰레기’라고 비난하는 것과 다를 게 없다. 더구나 박 의원은 전대협 부의장을 지낸 학생운동권 출신이다. 이대로 두면 탈북민에 대한 민주당의 평균적 인식으로 오해받기 딱 알맞다. 그렇다고 민주당을 ‘Junk, Money, Sex’라고 비난한 적 있는 태 의원을 피해자라고 감쌀 수도 없다.
한국의 정치언어는 최근 들어 고삐가 풀린 것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정치인들이 얼굴을 맞대고 대화와 타협으로 문제를 풀어가기는커녕 서로 등을 맞대고 강경 지지자들을 의식해 발언하다 보니 정치언어가 한없이 거칠어지고 있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내는 격한 언사도 이런 분위기를 가열시키고 있다. 한반도는 한·미·일과 북·중·러가 대결하는 최전선이 돼가고 있다. 그에 못지않게 국내 정치도 반목과 대립의 ‘냉전’상태로 치닫고 있다. 탈북 외교관 출신 태 의원이 정치 ‘냉전’의 선봉에 서 있는 모습은 유독 보기 불편하다. 북한을 부인하고 남한체제를 찬양하는 것으로만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려는 태 의원의 삶도 동독병사 슈만처럼 피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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