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화 시대를 지나 민주화·정보화 시대를 거쳐 인공지능(AI) 시대까지 나아간 오늘날 정치적으론 유권자, 경제적으론 소비자인 우리 국민의 의식 구조가 ‘객체’에서 ‘주체’로 바뀐 것도 모르고 밉든 곱든 무조건 표를 주고 상품을 구매하는 줏대 없는 객체라고 착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목할 점은 이들이 가장 결여한 리더의 조건이 21세기 새로운 사회의 주체들이 요구하고 바라는 리더의 조건과 정확히 일치한다는 거다. 실제로 저명한 사회학자 존 게르제마와 퓰리처상 수상자 마이클 단토니오가 전 세계 13개국 6만4000명을 대상으로 ‘이 시대의 리더가 갖춰야 할 역량’을 조사한 결과 첫째로 꼽힌 게 공감 능력이었다.
박신홍 정치사회에디터 최근 정치·경제·사회 분야 곳곳에서 리더십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여야 정당 지도부를 비롯해 기업 오너와 사회·문화계 지도층 인사까지 각계각층 리더들에 대한 세간의 평판이 예전 같지 않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얼마 전만 해도 리더십 위기의 파장은 대부분 일시적·제한적이었다. 하지만 SNS의 발달과 글로벌화의 촉진으로 모든 구성원이 온·오프라인을 통해 실시간 영향을 주고받게 되면서 여론도 전대미문의 빠른 속도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그 결과 리더에 대한 평가에도 ‘시장’이란 냉엄한 잣대가 24시간 적용되면서 정치인이든 기업가든 ‘리더십 리스크’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세상이 됐다. 공감할 줄 모르는 구시대 리더십 민심은 중력 같음을 잊지 말아야 이는 무엇보다 한국 사회의 리더들이 시대 변화를 수용하지 못하고 적응하려는 노력조차 기울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산업화 시대를 지나 민주화·정보화 시대를 거쳐 인공지능 시대까지 나아간 오늘날 정치적으론 유권자, 경제적으론 소비자인 우리 국민의 의식 구조가 ‘객체’에서 ‘주체’로 바뀐 것도 모르고 밉든 곱든 무조건 표를 주고 상품을 구매하는 줏대 없는 객체라고 착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뿐인가. 군대식 일방통행에 평생을 익숙하게 살아온 기성세대 리더들이 “내가 결정하면 그게 곧 정답”이란 철 지난 독불장군식 리더십에 여전히 사로잡혀 있기 때문이다. 주목할 점은 이들이 가장 결여한 리더의 조건이 21세기 새로운 사회의 주체들이 요구하고 바라는 리더의 조건과 정확히 일치한다는 거다.
그중 하나가 바로 ‘공감 능력’이다. 실제로 저명한 사회학자 존 게르제마와 퓰리처상 수상자 마이클 단토니오가 전 세계 13개국 6만4000명을 대상으로 ‘이 시대의 리더가 갖춰야 할 역량’을 조사한 결과 첫째로 꼽힌 게 공감 능력이었다. 반면 유사 이래 지도자의 상징으로 통하던 결단력과 통치력은 더 이상 요즘 시대엔 맞지 않다는 응답이 다수였다. 16년간 스탠퍼드대 총장을 지낸 존 헤네시가 『Leading Matters』에서 리더가 갖춰야 할 10가지 덕목 중 겸손함과 진정성을 1·2번으로 꼽은 것도, 헨리 키신저가 수많은 세계 지도자들을 만난 뒤 추린 리더의 특징 중 첫째가 미덕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들 세 가지는 공감 능력의 필요조건이란 게 공통분모다. 구글도 어렵게 확보한 젊은 인재들이 계속 떠나자 “대체 이 좋은 직장을 왜 그만두는지” 궁금해 설문조사를 벌인 적이 있다.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그들은 회사를 떠나는 게 아니라 상사를 떠나는 것이었다.
시대에 뒤처진 회사 간부나 직속 팀장이 예전 방식대로만 조직을 운영하려 하고 팀원들 의견은 들을 생각조차 하지 않으니 새로운 사고와 기술력으로 무장한 신세대 입장에선 이런 일방적·폐쇄적 구조를 도저히 견딜 수 없었던 거였다. 한국 사회라고 다를 게 없다. 그 좋다는 대기업을 1~2년 만에 퇴사하는 경우가 늘고 정치 무당층 비율 중 20대가 가장 높은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하지만 앞으론 준비되지 않은 리더, 시대를 따라가지 못하는 리더는 점점 설 땅이 좁아질 수밖에 없다.
본인뿐 아니라 조직에도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민심은 중력과도 같아 한번 밑으로 힘을 받으면 그 어떤 권력도 버텨내기 힘들다. 막으려 해도 시간만 조금 지체할 수 있을 뿐, 흐름 자체를 바꾸지 않는 한 그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게 민심임을 잊지 말아야 할 때다. 정치권도 지방선거 정국이 한창이다.
다음 주엔 사전투표도 예정돼 있다. 뽑고 나서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나. 리더의 수준을 결정하는 건 결국 정치의 ‘주체’인 우리 자신. 공감할 줄 아는 A급 일꾼과 구시대적인 C급 상사 중 누구를 선택할 것이냐는 우리 스스로의 몫이자 책임이다.
이젠 말이 아닌 행동으로 A급 유권자임을 증명해 보여야 한다. 그래야 사회도, 세상도 조금씩이나마 바꿔 나갈 수 있다. 박신홍 정치사회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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