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북중미 월드컵이 막바지로 향하고 있지만, 홍명보 전 국가대표팀 감독을 향한 비판은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결과도 결과지만 국민이 더 실망한 건 패배 이후 그가 보여준 태도다. 홍 전 감독은 졸전 뒤 “2014년에는 지금보다 50배 정도 더 어려웠던 것 같다”, “축구가 준비한 대로 잘되지는 않는다”, “중요한 건 선수들이 어떤 멘털을 가지고 준비하느냐다”는 식의 유체이탈 발언을 했다. “수십 개의 상황에 대한 전술을 준비하지만 돌발 상황이 나온다.
황정일 경제선임기자 2026 북중미 월드컵 이 막바지로 향하고 있지만, 홍명보 전 국가대표팀 감독을 향한 비판은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결과도 결과지만 국민이 더 실망한 건 패배 이후 그가 보여준 태도다.
홍 전 감독은 졸전 뒤 “2014년에는 지금보다 50배 정도 더 어려웠던 것 같다”, “축구가 준비한 대로 잘되지는 않는다”, “중요한 건 선수들이 어떤 멘털을 가지고 준비하느냐다”는 식의 유체이탈 발언을 했다.
“수십 개의 상황에 대한 전술을 준비하지만 돌발 상황이 나온다. 선수들이 잘 대처해야 한다”며 선수에게 책임을 돌리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제도 정비·상품 출시까지 5개월 누구 한 명 졸속 시행 사과 안해 사퇴 기자회견에서는 2분가량 입장문만 읽은 뒤 기자들의 질문도 받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국민이 분노한 것은 패배보다도 책임을 대하는 그의 방식이었다.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기 증시에서도 책임을 둘러싼 낯익은 장면이 펼쳐졌다. 이른바 ‘삼전닉스 ETF’가 시장 변동성을 키우며 개인 투자자의 계좌를 흔들고 있었다. 삼전닉스 ETF는 국내 금융상품 규제의 역차별을 해소한다는 명분 아래 청와대와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 등이 이례적인 속도로 제도를 정비해 출시한 상품이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1월 13일 주요 증권사·자산운용사 대표와 비공식 간담회를 가진 뒤 불과 5개월도 채 지나지 않은 5월 27일 시장에 나왔다.
수년이 걸릴 수도 있는 제도 정비가 ‘원팀’ 체제로 빠르게 이뤄졌지만, 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함께 추진했던 기관은 하나둘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최종 심사를 맡았던 금융감독원 이찬진 원장은 “어떻게든 그때 드러누워서 막았어야 했나 개인적으로 반성하는 상황”이라며 “후회를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증시의 훼방꾼이 된 삼전닉스 ETF에 대한 제대로 된 해명도 아니었고, 사과도 아니었다.
이재명 대통령도 최근 이 원장을 향해 “최근 많이 당하고 계신 모양이던데”라고 하거나,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에게는 “여기도 ETF 때문에 시끄럽죠”라고 묻는 등 이번 논란과 일정한 거리를 두는 듯한 인상을 남겼다. 투자자가 듣고 싶었던 설명과 책임 있는 사과는 온데간데없었다. 책임을 떠넘기는 듯한 발언도 나왔다. 이 원장은 증권사를 향해 “도박판에서 ‘뽀찌’를 뜯는 사람만 돈을 버는 구조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즉각 “판은 금융당국이 깔아놓고 이제 와서 증권사에 책임을 돌린다”는 반발이 나왔다. 유관기관이 함께 추진했던 정책이었지만 문제가 생기자 책임은 서로 다른 곳을 향하기 시작한 것이다. 시장 신뢰도는 이미 크게 흔들렸다. 국회 국민동의청원에는 삼전닉스 ETF를 폐지하거나 제도를 대폭 손질해야 한다는 청원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26일 게시된 ‘코스피·코스닥 양극화 심화 및 특정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의한 시장 왜곡 개선에 관한 청원’은 17일 기준 3만5199명의 동의를 받았고,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폐지 및 규제에 관한 청원’에도 5000명 넘게 동의했다. 그제서야 정부와 금융당국 책임자는 긴급 회동을 열고 신규 상장을 중단하는 등 보완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보완으로 끝날 일은 아니다. 시장 혼란에 대해 투자자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책임질 일이 있다면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이번 사태로 투자자가 잃은 건 계좌 잔고만이 아닐 것이다. 정책을 믿어도 된다는 신뢰도 함께 잃었다. 신뢰는 새로운 대책을 발표한다고 복원되지 않는다.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지는 태도가 우선이다.
월드컵도, 금융정책도 국민이 실망하는 이유는 실패 자체보다 책임지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황정일 경제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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