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5년간 매년 20여 명의 공립학교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 서이초 교사 추모 집회에 나가 ‘뭔가 달라질 것’이라 희망을 걸었던 교사는 결국 극단적 선택을 했다. 지난 4일 거리로 쏟아져 나온 교사들의 외침 중에 '우리들은 교육을 지킨다' '우리들은 포기하지 않는다'는 구호가 가슴에 오래 남았다.
언제야 이 비극이 멈출까. 2학기 들어 언론에 알려진 것만 9명의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 20대 서울 서이초 새내기 여교사로 시작해 정년을 1년 앞둔 60대 체육 교사, 대전의 24년 차 40대 여교사까지 나이, 성별, 지역을 가리지 않는다. 유치원 교사나 특수교사에 대한 학부모 갑질 사례도 속속 알려졌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5년간 매년 20여 명의 공립학교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 정당한 훈육이 아동학대로 내몰리는 살얼음판 같은 현실 속에 그간 우리가 몰랐던 너무도 많은 죽음이 있었다. 그저 교사라면 안정적인 직업 정도로만 여겼던 우리 모두의 선입견이 부끄럽고 죄스럽다.24년 차 대전 여교사는 무려 4년간 악성 민원에 시달렸다. 팔로 친구 목을 조르는 아이를 제지했다는 등의 이유로 아동학대로 고소당했고, 검찰 조사에서 무혐의가 나왔지만 악성 민원은 계속됐다. 학부모가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민사소송에도 시달려야 했다.
지금 논의는 ‘교권 회복’에 맞춰져 있지만, 사실 사안의 핵심은 그를 넘어선다. 교사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온 날 “공교육이 멈췄다”는 게 단순한 수사가 아니다. 요즘 학부모들은 내가 낸 세금으로 월급을 받으니 교사에게 거리낌 없이 ‘소비자 주권’을 행사한다지만, 똑같이 돈을 내면서도 학원 교사들에 대한 태도는 다르다. 어차피 입시전쟁이니 공부는 사교육으로 해결하고 학교는 친구나 사귀는 곳이라 말하는 학부모들도 있다. 학원에서 면학 분위기를 흐리거나 딴짓하면 아이를 잡아달라고 당부하기도 한다. 결국 입시경쟁, 성적 만능주의로 인한 공교육의 총체적 붕괴가 낳은 참사다. 그것도 사교육 의존도가 높아져서 공교육이 무력해졌다는 차원을 넘어, 입시와 성적이 모든 게 돼버린 교육 자체의 위기다.
지난 4일 거리로 쏟아져 나온 교사들의 외침 중에 “우리들은 교육을 지킨다” “우리들은 포기하지 않는다”는 구호가 가슴에 오래 남았다. 지금 교사들이 지키려는 건 단순히 교권만이 아니다. 교육이다. 우리 사회가 함께 바로 세워야 하는 것도 교육이다. 지금은 자기 자녀가 아동학대를 당했다며 교사를 신고하지만 그렇게 제대로 훈육받지 않는 아이들은 조금만 자라면 부모도 공격한다. 최근 한 중등교사는 온라인에 “교육이나 훈육이 불가한 초등학교에서 6년을 보내고 중·고등학교에 진학하면 진짜 헬파티가 열린다. 이제는 부모가 아이를 이길 수 없고, 학교에서는 당연히 재량으로 지도할 수 없다. 이들은 사회인으로서 조직 생활을 하기가 매우 어려운 세대로 자란다”며 “공교육 정상화에 학부모 역할이 정말 크다”는 글을 올렸다.
툭하면 아동학대로 교사를 신고하지만 지난해 아동학대 가해자의 80%가 부모였다. 학대 장소도 81%가 집이었다. 반면에 지난해 교사를 대상으로 한 아동학대 신고 중에서 유죄가 확정된 사례는 1.5%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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