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으로 소설 읽기] 데미안에 마음의 빚 느껴 마음의 벽 쌓는 싱클레어

COLUMN 뉴스

[심리학으로 소설 읽기] 데미안에 마음의 빚 느껴 마음의 벽 쌓는 싱클레어
COLUMNSTORY심리학으로 소설 읽기
  • 📰 joongangilbo
  • ⏱ Reading Time:
  • 56 sec. here
  • 15 min. at publisher
  • 📊 Quality Score:
  • News: 71%
  • Publisher: 53%

『데미안』의 유명한 문장을 다시 읽는다.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곧 세계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 된다. 새는 신을 향해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아프락사스다.” 그림은 살바도르 달리의 ‘신인류의 탄생을 지켜보는 아이’(1943). 인간은 왜 끊임 - COLUMN,COLUMN,STORY,심리학으로 소설 읽기,의식,부인,무의식,내면,영혼,피스토리,데미안,심리학,세계,어머니

데미안 』의 유명한 문장을 다시 읽는다.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곧 세계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 된다. 새는 신을 향해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아프락사스다.” 그림은 살바도르 달리의 ‘신인류의 탄생을 지켜보는 아이’. 인간은 왜 끊임없이 솔메이트를 찾는 것일까. 솔메이트는 천생연분과 다르다. 연인과 달리 솔메이트는 서로에게 열정과 집착이 아닌 우정에 가까운 형태로 다가간다. 굳이 만나지 않아도 항상 내 마음속에 은거하는 솔메이트. 비슷한 취향이나 관심사로 나를 끌어당기는 사람이 아니라 영혼의 동질성으로 말을 건네는 사람이다.솔메이트는 ‘쿵짝’이 잘 맞는 단짝친구라기보다 내 영혼을 자꾸 더 벼랑으로 몰아붙이는 존재, 자꾸만 더 무거운 화두를 던져주며 “너는 거기 계속 안주할 거니?”라고 질문하는 존재다. 부모의 보호 아래 모범적으로만 자라온 소년 싱클레어에게 데미안 또한 그런 존재였다.

싱클레어는 데미안을 동경하지만 자신이 데미안에게 ‘빚졌다’는 생각에 오히려 그를 멀리하게 된다. 데미안이 자신의 성장을 이끌어줄 솔메이트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를 회피하는 것이다. 심리학에서는 이런 현상을 ‘저항’이라고 한다. 저항은 환자가 정신분석 중에 잠들어 버린다든지 조목조목 의사에게 따지는 행동에 이르기까지 다채롭게 나타난다. 데미안과 떨어져 지내면서도 자신도 모르게 데미안이 제기한 수많은 화두에 매달리던 싱클레어가 어렵게 완성한 그림이 바로 저 찬란히 날아오르는 맹금류 아프락사스다. 싱클레어는 자신이 무엇을 그리는지 인식하지 못한 채 무의식의 흐름을 따라 알에서 깨어나 날개를 펼치는 새를 그렸다. 데미안은 그 새의 이름이 아프락사스임을 알려준다. 완전무결하고 지고지순한 신이 아니라 가장 어두운 악의 세계와 가장 아름다운 선의 세계를 모두 합일시킨 전체성의 신 아프락사스. 피스토리우스는 아프락사스의 의미를 알려주고 해박한 지식과 통찰력으로 싱클레어를 훌쩍 성장하도록 돕기도 하지만, 드높은 이상을 꿈꾸면서도 안정된 삶의 유혹을 버리지 못하는 피스토리우스의 나약한 이중심리를 싱클레어는 꿰뚫어본다. 그리고 바로 그 피스토리우스의 나약함이 자신의 성장을 가로막는 장애물임을 알게 된다.

피스토리우스는 퇴화된 날개를 지닌 채 닭이나 칠면조처럼 야생의 몸짓을 박탈당한 삶을 살지만 진심으로 싱클레어가 창공을 박차며 날아오르기를 바란다. 피스토리우스는 화려한 날개를 지녔지만 끝내 제 힘으로 날아오르지 못하는 아름다운 공작새 같은 존재다. 데미안은 독수리의 날개와 매의 눈초리를 한 불사조다. 싱클레어는 아직 알에서 깨어나지 못한 어린 새였지만 피스토리우스와의 만남을 거쳐 데미안과 다시 가까워짐으로써 언젠가 진정한 아프락사스처럼 찬란하게 비상할 것이다.영웅의 마지막 변신, 그것은 스승과의 완전한 결별을 통해 완성된다.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난 후 전장의 용사로 변신한 싱클레어와 데미안이 다시 만난 것은 차가운 병상 위에서였다. 데미안은 마지막 길을 떠나며 싱클레어에게 속삭인다. 이제 내가 곁에 없더라도 내가 필요할 땐 날 부르지 말고 네 안에서 날 찾으라고.이제 힘들 때마다 데미안을 부를 필요가 없다. 조용히 거울 속의 나를 들여다보면 된다.

이 소식을 빠르게 읽을 수 있도록 요약했습니다. 뉴스에 관심이 있으시면 여기에서 전문을 읽으실 수 있습니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joongangilbo /  🏆 11. in KR

COLUMN STORY 심리학으로 소설 읽기 의식 부인 무의식 내면 영혼 피스토리 데미안 심리학 세계 어머니

대한민국 최근 뉴스, 대한민국 헤드 라인

Similar News:다른 뉴스 소스에서 수집한 이와 유사한 뉴스 기사를 읽을 수도 있습니다.

[마음의 저울] 자유로부터의 도피[마음의 저울] 자유로부터의 도피양준석 마음치유 활동가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그러면 안 돼'... 일곱 살 아이도 인종차별을 압니다'그러면 안 돼'... 일곱 살 아이도 인종차별을 압니다"얼굴색 다르다고 나쁘게 하면 안 돼"라는 아들, 무너져야 할 인종차별의 벽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불안장애 소년의 거짓말에서 얻은 위로불안장애 소년의 거짓말에서 얻은 위로[안지훈의 뮤지컬 읽기] 토니 어워즈 6관왕에 빛나는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걱정과 허무도 노래한 킨... 데뷔 앨범부터 사랑받은 이유걱정과 허무도 노래한 킨... 데뷔 앨범부터 사랑받은 이유[명반, 다시 읽기] 20주년 맞이한 킨(Keane)의 데뷔 앨범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국내 첫 여성 '헤르메스', 호평-우려 모두 나왔다국내 첫 여성 '헤르메스', 호평-우려 모두 나왔다[안지훈의 뮤지컬 읽기] 뮤지컬 에서 배우 최정원이 '헤르메스 역' 맡아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이따 졸지 않으려면' 배우가 관객에게 한 당부'이따 졸지 않으려면' 배우가 관객에게 한 당부[안지훈의 뮤지컬 읽기] 팬데믹 이후 다시 돌아온 이머시브 뮤지컬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Render Time: 2025-04-24 03:25: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