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적으로 이번 총선을 통해 사람들은 천문학적 집단 비리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대장동 사건에 놀라울 정도로 관대했고, 반면 명품백 전달 동영상에는 더 분노했다. 말하자면 정치가 도덕에 감응하지 못하는, 울울한 잿빛 시대에 들어서고 만 것이다. 그런데 정치가 주술을 걸면 사람들은 주술에 걸리고, 주술에 걸린 사람들이 다시 누군가에게 주술을 걸면 정치는 반듯함을 잃고 악순환에 빠진다.
대파 값이 민심인 시대다. 사람들은 민심이란 표현에 쉽게 주술에 걸린다. 민심이 천심이라고 하면 다들 경배한다. 그렇다고 표심이 민심을 온전히 반영하는가. 어쨌든 이번 총선은 여당인 국민의힘이 힘도 제대로 쓰지 못하고 참패했다.
애초부터 이번 총선은 리스크와 리스크의 대결이었다. 명품백 리스크가 가라앉나 싶었지만 이를 다시 상기시킨 것은 ‘이종섭 호주 대사 사태’였다. 결과적으로 이번 총선을 통해 사람들은 천문학적 집단 비리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대장동 사건에 놀라울 정도로 관대했고, 반면 명품백 전달 동영상에는 더 분노했다. 정치의 정자는 ‘바를 정자’였다. 공자가 그랬다. “그대가 올바르면 누가 감히 올바르지 않겠는가.” 정치인이 반듯하면 국민도 반듯해진다. 정치는 반듯함을 실현하는 행위다. 공자 같은 선현의 시대에는 지도자가 분노를 표출하고 백성이 이에 따르는 게 정치 행위라는 생각일랑 전혀 하지 않았다.
나는 이번 총선을 지켜보면서 한국사회의 젠더 감수성이 아직 흐릿하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깊이 들여다볼 문제다. 하늘도 놀랄 이대생 성 상납을 주장한 김준혁 후보는 물론, 미투 성범죄 피해자를 ‘피해 호소인’으로 몬 민주당 여성 후보도 당선했다. 야당 대표가 ‘이·채·양·명·주’라는 주문을 줄기차게 외자 여론이 술렁거렸다. 이러니까 정치인들이 무슨 망언인들 못 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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