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은 “필요하면 사용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20일 벨라루스 민스크 공항에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과 인사를 하고 있다. UPI연합뉴스
14일 로이터·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루카셴코 대통령은 전날 러시아 국영 TV 채널 ‘로시야-1’ 인터뷰에서 ‘러시아 전술핵무기를 이미 받았는가’라는 질문에 “다는 아니다. 순차적으로 받고 있다”고 답했다. 또 “이 원폭은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된 것보다 3배 더 강력하다”면서 “그곳에선 한 발에 25만명이 숨졌지만 우리의 한발에는 아마 100만명이 순식간에 숨질 것”이라면서 “물론 이 무기를 사용하지 않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루카셴코 대통령은 “러시아 없이는 사용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하지만 전쟁이 시작되면 아무 때라도 푸틴 대통령과 통화할 것이고, 타격을 조율하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이미 그렇게 합의가 됐다”고 주장했다.
이날 루카셴코 대통령의 발언은 러시아 전술핵 이전 작업이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지난 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다음달 7~8일 중 벨라루스에 러시아 전술핵 배치가 완료될 예정”이라면서 “모든 것이 계획대로 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핵무기가 영토 밖으로 이동하는 것은 1996년 이후 27년 만이다. 이 같은 전술핵 재배치가 핵확산금지조약 위반은 아니다. 핵무기를 해외로 이전하긴 하지만 통제권은 러시아가 갖기 때문이다. 미국이 독일, 이탈리아, 튀르키예 등에 전술핵을 유지해온 것과 같은 차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