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결국 나의 친구는 나였던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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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결국 나의 친구는 나였던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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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화 시인의 ‘결국 나의 천적은 나였던 거다’라는 시 구절을 기억하면서 늘 맞는 말씀이라고 고개를 끄덕이곤 했다. 요즘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또 하나의 당연한 말은 ‘결국 나의 친구는 나였던 거다’ 아닐까 싶다. 오래전 마카오 여행길에 비싼 새 호텔과 비싸지 않은 오래된 호텔의 장단점을 물으니 비싼 호텔은 명품을 파는 면세점과 연결되어 있고, 덜 비싼 호텔은 옛 골목들을 둘러보기 좋다는 답이 돌아왔다.

조병화 시인의 ‘결국 나의 천적은 나였던 거다’라는 시 구절을 기억하면서 늘 맞는 말씀이라고 고개를 끄덕이곤 했다. 그 시 구절이 너무 당연한 말씀이 된 지 오래다. 요즘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또 하나의 당연한 말은 ‘결국 나의 친구는 나였던 거다’ 아닐까 싶다. 어디서나 ‘진정한 우정 같은 거 없다’ 같은 제목들이 넘쳐난다. 부담스러운 진심을 남에게 기대하지 말자는 영리해진 현대인의 마음 자세일지 모른다.언젠가 맛집으로 소문난 식당에서 지인 몇이 점심을 먹고 있는데, 유명 시인 J 선생님이 혼자 들어와 맞은편 자리에 앉으셨다. 혼자 오셨나 물으니 그렇다 하셨다. 맛집이라 소문나서 일부러 와봤다 하신다. 속으로 의아했지만, 나이 들면서 그 기분을 이해한다. 나도 요즘 부쩍 혼자 다니는 걸 즐긴다. 할 일을 마치고 식당 창가에 앉아 가장 친한 친구 ‘나’ 자신과 함께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들으며 식사한다. 맥주 한 잔이 정취를 더한다. 이럴 때 산다는 건 선물이다.

점점 한 친구와 만나기보다는 여럿이 모이는 게 즐겁다. 그것도 아주 가끔이라야 한다. 한 사람을 만난다는 건 그가 지닌 인품과 성숙함과 유머를 함께한다는 것이다. 원래 그랬던 건지, 세월이 지날수록 후퇴하는 건지, 점점 낯설어지는 오래된 친구와의 시간이 아까워질 때가 있다. 그럴 때는 내 가장 친한 친구 ‘나’랑 노는 게 낫다. 시간 깍쟁이가 되어가는가 보다. 오늘도 내 귀한 목숨의 하루분을 다 써버렸다. 젊을 때는 못 느끼던 죄책감이 살짝 스치고 지나간다. 밑도 끝도 없이 긴 넷플릭스 중국 드라마를 이제 보기 시작했는데 어느 날 끝이 나 버리는 것처럼. 우리의 삶도 그럴 것이다. 엉뚱하게도 마오쩌둥의 대약진 운동의 구호, ‘하루를 이틀만큼 일하자’는 문구가 생각난다. 나는 그 문구를 ‘하루를 이틀처럼 놀자’로 바꾸고 싶다. 젊을 땐 늘 누군가 그리웠다. 지금은 나 자신이 그립다. 귀한 줄도 몰랐으므로 지나간 시간은 아쉽지도 않다.

오래전 마카오 여행길에 비싼 새 호텔과 비싸지 않은 오래된 호텔의 장단점을 물으니 비싼 호텔은 명품을 파는 면세점과 연결되어 있고, 덜 비싼 호텔은 옛 골목들을 둘러보기 좋다는 답이 돌아왔다. 인생도 그렇다. 부잣집에 시집가서 시집살이에 주눅이 들어 많지 않은 나이에 치매에 걸린 분을 본 적이 있다. 사별한 그분은 사실 돈밖에 가진 게 없을 정도인데, 본인은 그걸 모른다. 아무것도 가진 게 없다고 생각한다. 인생이라는 게 그렇게 터무니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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