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으로 느끼며 읽는 종이책은 전자책과 다릅니다'. 스마트폰과 컴퓨터 자판으로 글을 쓰고 리모컨으로 물체를 움직이는 세상이 되었다. 뇌과학자들은 컴퓨터 자판을 치기보다는 연필로 글을 쓰라고 말한다. - 삶의 향기,컴퓨터 자판,최근 온라인,온라인 세상,종이책,전자책
어떤 강연에서 독자의 질문을 받았다. “싸고 편리한 전자책 의 시대입니다. 비싸고 불편한 종이책 은 곧 사라지겠지요?” 나는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요.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겁니다. 사랑하고 좋아하는 이를 눈으로만 보는 건 삶이 아니지요. 연인을 만나듯 종이책 을 읽는 동안 공감각이 모두 동원됩니다. 책은 그 자체로 실존하는 예술품이에요. 책의 물성은 우리에게 살아있다는 느낌을 줍니다. 손으로 느끼며 읽는 종이책 은 전자책 과 다릅니다.”책을 손으로 잡으면 책의 무게감이 생의 중량으로 다가온다. 책장을 넘기며 문장에 밑줄을 그을 때, 시공을 뛰어넘어 저자와 독자인 내가 소통하는 것 같다. 손이 ‘감각하는 두뇌’로 진가를 발휘하는 순간이다.
종이책은 그를 모니터 밖으로 끌어내어 현실의 인간으로 만들었다. 이제 그는 집필과 강연에 몰두하는 작가가 되었다. 온라인 세상은 열렬한 반응이 있어도 현실과 괴리가 있다. 가상의 인간관계는 한계가 있고 고립을 초래하기도 한다. 유일한 취미였던 게임도, 그가 밤마다 쓰고 찬사를 받던 온라인의 글도, 자신의 책이 발간된 기쁨을 뛰어넘지 못했으리라. 현실은 종이책과 함께 생의 무게도 그의 어깨에 얹었을 것이다. 온라인 세상이 익명의 무책임이라면 현실의 세상은 실명의 책임이 따른다. 외식을 하러 나온 가족들이 각자 핸드폰에 코를 박은 장면을 드물지 않게 본다. 식구들이 서로 대면하지 않은 채 각자의 방에서 온라인으로 의사소통한다는 말을 들었다. 가족이란 눈을 마주치고 손으로 부드럽게 등을 쓰다듬는 존재가 아니던가. 스마트폰과 컴퓨터 자판으로 글을 쓰고 리모컨으로 물체를 움직이는 세상이 되었다. 그러나 삶은 내 손이 느끼는 실재감이다. 인생의 중량은 손에서 어깨로 온다.
가끔 내 손을 올려 투명한 햇살에 비춰본다. 손은 오랜 세월 나를 대변해 왔다. 긴장하면 움켜쥐고 슬프면 늘어트렸다. 간절할 때 두 손을 모았고 기쁠 때 손뼉을 쳤고 거절할 때 손사래를 치기도 했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건 손이 발이 되도록 빈 적이 없었다는 사실이다. 나의 자존심은 손이 결정하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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