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누가 여당을 ‘비상상황’으로 내몰았나newsvop
국민의힘이 1일 의원총회를 열고 현재의 당 상황을 “비상 상황”이라고 규정했다. 최고위원회를 해산하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겠다는 뜻이다. 의총에서 의견이 모아지면서 국민의힘은 조만간 전국위원회를 열고 비대위 체계로의 전환을 결의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이 비상상황으로 내몰린 것은 바깥의 힘이 작용한 결과가 아니다. 국민의힘은 대선과 지방선거라는 두 개의 큰 선거에서 승리했다. 다른 야당들이 선거에서 지고 비대위로 전환한 것과는 전혀 다르다. 국회에서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야당이 어떤 정책 추진에서 발목을 잡은 것도 아니다. 하반기 원구성이 난항을 겪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국민의힘은 자신의 의석수에 비해 상당히 양호한 결과를 얻었다. 집권세력이 추진하고 있는 대단한 법안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정치권 바깥의 반대 세력이 정권을 흔들고 있는 것도 아니다. 노동계건 시민사회건 현 정부의 정책추진 방향에 대해 이견을 표시하고 있을 뿐, 직접적인 행동에 나선 적은 없다. 2008년 이명박 정부 초기의 광우병 시위 사태와도 다르고, 2013년 박근혜 정부를 궁지로 몰아넣었던 국정원 대선개입 파동과도 다르다. 어느 모로 보나 현 집권세력의 처지는 나쁘지 않다. 그런데 여당이 비상상황이다.
그러다보니 ‘비상’이라고 하지만 원인 진단이 없다. 원인 진단이 없으니 해법도 없다. 굳이 드러난 것을 찾자면 이준석 당 대표와 윤석열 대통령 측근 사이의 갈등이 전부다. 이 갈등도 왜 발생했는지,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 길이 없다. 이 대표의 태도나 자기 정치가 문제라고 한다면 다른 ‘윤핵관’들은 좋은 태도를 유지하는지, 자기 정치를 포기했는지 물어야 한다. 모두가 아는 것처럼 이는 본질이 될 수 없다. 알맹이가 없는 비상상황에 무슨 대책이 나올 수 없다. 비상대책위원회의 간판을 단 지도부가 등장한다고 해서 바뀔 것이 없다는 의미다. 진정으로 바뀌어야 할 곳은 대통령실이다. 정권 초기의 여권은 대통령실이 주도하기 마련이고, 지금도 그러하다. 지금 불거진 온갖 혼란의 출발도 대통령실이다. 선거로 선출된 대통령을 바꿀 수는 없으니 대통령실의 참모라도 바꿔야 한다. ‘비대위’가 필요한 곳은 여의도가 아니라 용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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