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박근혜에 무릎 꿇은 윤석열newsvop
윤석열 당선인이 전직 대통령 박근혜 씨 앞에 무릎을 꿇었다. 윤 당선인은 12일 박 씨를 찾아가 과거 일에 사과하고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했다. 윤 당선인은 박 씨 자택 방문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아무래도 지나간 과거가 있지 않느냐. 인간적인 안타까움과 미안한 마음을 다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이날 자리에 배석한 권영세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은 브리핑에서 “악연에 대해 굉장히 죄송하다는 말씀을 했다”고 밝혔다. 같이 배석한 유영하 변호사는 윤 당선인이 박 씨에게 “참 면목이 없다. 늘 죄송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윤 당선인의 이번 방문이 갖는 의미는 분명하다. 박근혜 씨 개인의 처지에 대한 온정적 태도와는 전혀 다른 문제다. 박근혜 씨의 정치적 복권이자 탄핵 이전으로의 회귀를 의미한다. 박씨는 국회와 헌법재판소의 절차를 거쳤지만 사실상 국민에 의해 탄핵된 사람이다. 그 뒤 뇌물 혐의 등으로 법원으로부터 징역 22년을 선고 받았다. 비록 특별사면으로 풀려나긴 했지만 이런 과거는 지워질 수 없다. 국민의 심판과 사법적 단죄를 받은 사람이지만, 박씨는 윤 당선인에 의해 ‘전직 대통령’으로 예우 받으며 대통령 취임식 단상에 앉게 됐다. 박 씨는 사면 뒤에도 자신의 과오에 대해 아무런 반성조차 하지 않았다. 자숙하기는커녕 얼마 전에는 자신의 측근인 유 변호사의 대구시장 출마를 지지하면서 버젓이 정치를 재개했다. 퇴진과 탄핵을 요구하며 거리로 나섰던 국민에 대한 모독이다. 몰염치의 극치다. 박씨는 국민의 의사로 선출된 대통령 당선인이 “많은 가르침을 부탁드리는” 정치 원로로 부활했다. 심각한 정치적 퇴행이다. 윤 당선인에 의해서다.
아무리 정권교체가 됐어도 촛불 역사의 대의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후퇴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이번 20대 대선으로 집권한 국민의힘조차 박근혜 정권의 국정농단 사건이 헌정사의 오점이라는 점은 분명히 했었다. 윤 당선인의 박 씨에게 고개를 숙인 것은 ‘통합’이 아니라 가치 전도일 뿐이다. 무엇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말만 번지르르한 ‘통합’이 아니라 소박하고 보편적인 상식의 구현이다. 윤석열 당선인은 탄핵의 계기가 됐던 국정농단 사건 특검의 수사팀장이었다. 그랬던 그가 박 씨 앞에 무릎을 꿇었다. 자신이 수사해 처벌한 범죄자에게 머리를 조아리는 윤 당선인이, 검사직을 그만둔 뒤 그 범죄자로부터 수임료를 받고 사건을 수임한 검사와 과연 무엇이 다른가. 최소한의 체면치레도 없이 이익만 좇는 비겁한 기회주의자의 전형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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