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자회사인 라인야후의 경영권이 결국 일본 기업으로 넘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미야카와 준이치 소프트뱅크 최고경영자는 지난 9일 “라인야후 자본 변경안을 두고 네이버와 논의...
네이버 자회사인 라인야후의 경영권이 결국 일본 기업으로 넘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미야카와 준이치 소프트뱅크 최고경영자는 지난 9일 “라인야후 자본 변경안을 두고 네이버와 논의 중”이라며 네이버의 A홀딩스 지분 일부를 7월 초까지 사들이겠다고 했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50%씩 출자해 만든 A홀딩스를 통해 라인야후를 공동경영하고 있다. 소프트뱅크가 네이버 지분을 매입하면 라인야후 경영권을 갖게 된다. 라인은 네이버 일본 법인인 NHN저팬이 2011년 만든 메신저 앱으로 일본 내 9600만명을 비롯, 전 세계 이용자가 1억9600만명에 달한다. 하지만 일본 정부 개입으로 시장 원칙에 반해 경영권이 변경될 상황에 처했다.
‘라인 사태’는 일본 총무성이 지난 3월5일 라인야후에 네이버와의 자본관계 재검토를 요구하는 행정지도를 내리며 표면화됐다. 지난해 11월 라인야후가 사용하는 네이버 클라우드에서 51만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을 문제 삼았다. 네이버가 보안 문제 해결을 약속했지만, 일본 정부는 4월16일 2차 행정지도를 통해 자본관계 재검토를 재차 요구했다. 일본인 80%가 사용하는 ‘국민 메신저’의 이용자 데이터 관리가 외국 기업에 맡겨진 점을 일본 정부가 우려할 수는 있다. 하지만 우호국 간에 지켜야 할 선도 있다. 더구나 한·일은 윤석열 대통령이 강조하듯 자본주의 시장경제와 법치의 가치를 공유하는 나라가 아닌가.
윤석열 정부의 대응은 더 문제였다. 정부는 사태가 불거진 지 두 달 만에야 일본 정부에 유감을 표했다. 그동안 일본에 항의는커녕 물밑으로 한국 언론의 오해를 바로잡아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정부는 자국 기업 보호를 위해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일본의 조치가 한·일투자협정의 공정·공평 대우 규정 위반인지 검토하고 협의요구권 행사도 고려해야 한다. 이번 사태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일본 ‘저자세 외교’와 무관하다고 보기 어렵다. 윤 대통령이 지난해 일제하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문제를 대법원 판결, 피해자 의사, 국민 감정을 거슬러 졸속 매듭짓고 한·일관계 개선에 매달릴 때부터 수상했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때도 국민의 건강과 안전이 아니라 원자력 업계 이익 관점에서 일본의 조치를 두둔했고, 최근엔 독도 영토 관념이 해이해진 모습마저 보였다. 윤 대통령은 지난 9일 기자회견에서 일본 언론의 과거사 질문에 “인내하며 가야 한다”고 했다. 도대체 누가 무엇을 인내해야 한다는 것인가. 역사와 인권도 아니고, 생명과 안전도 아니고, 자본주의 시장경제 재산권과 법치도 아니라면 한·일이 공유하는 가치가 과연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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