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치러진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에서 유권자들은 다시 한번 ‘진보 교육감’을 선택했다. 10년 만에 보수 진영 후보가 단일화를 이뤘지만 승기를 잡진 못했다. 이번 선거 결과는 윤석열 정부 교육정책에 대한 서울 시민들의 실망과 우려가 고스란히 담긴 것으로 봐야 한
다.
정근식 신임 서울시교육감은 17일 취임사를 통해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공부하는 것이 교육의 본질은 아닐 것”이라며 “교육에 대한 걱정과 우려의 시선을 기대와 희망으로 바꾸어가겠다”고 밝혔다. ‘교육 격차 해소’에 역점을 둔다는 취지에서 ‘학습진단치유센터 설치’를 1호 결재 안건으로 삼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서울 시민들이 ‘진보 교육’의 계승을 선택한 배경에는 윤석열 정부를 비롯한 보수 진영 교육정책에 대한 싸늘한 시선이 자리잡고 있다. 단적인 예로, 보수 진영 조전혁 후보의 지필고사 부활 공약은 성적으로 학교와 학생을 줄세우기 하려는 경쟁 위주 정책이라는 반발을 샀다. 이번 선거 결과는 중앙정부 교육정책에 대한 평가와도 무관할 수 없다. 정부는 집권 초기 ‘초등학교 조기 입학’이라는 설익은 정책을 꺼냈다가 논란만 키운 데 이어, 지난해엔 대통령이 직접 ‘킬러 문항 폐지’를 들고나왔지만 입시 현장의 혼선만 초래하고 사교육은 더 과열됐다. 최근엔 뉴라이트 성향 필진의 한국사 교과서를 교육부가 부실 검증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역사교육 퇴행 우려까지 번진 상태다. 백년지대계인 교육정책을 추진하면서 충분한 소통과 숙의 과정은 보이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신임 교육감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우선 산적한 교육 현안이 쌓여 있다. 인공지능 디지털 교과서 도입을 둘러싼 졸속 추진 논란과 고교 무상교육 예산의 안정적 확보 방안, 학생인권과 교권의 조화로운 공존, 딥페이크 성범죄 예방책 마련, 역사교육 바로잡기 등이 모두 당면한 과제들이다. 무엇보다 역점을 두겠다고 한 교육 격차 해소와 공교육 정상화 방안의 청사진을 보여줘야 한다. 정 교육감은 약 40년간 대학에서 사회학을 가르친 학자이지만 초·중·고 행정 경험이 전무하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 이런 우려를 의식한 듯, 그는 “1주일에 한번은 반드시 현장을 찾겠다”고 했다. 서울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정책으로 이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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