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20일 기존보다 2000명 늘어난 의대 정원의 82%를 비수도권 지역 대학에 몰아줬다. 경북대(110명)·부산대(125명)·전북대(142명)·충북대(49명) 등은...
정부가 지난 20일 기존보다 2000명 늘어난 의대 정원의 82%를 비수도권 지역 대학에 몰아줬다. 경북대·부산대·전북대·충북대 등은 200명으로 정원이 늘어났고 비수도권 사립대 의대도 100~150명 수준으로 정원이 확대됐다. 지역 간 의료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취지라지만 충분한 사전 검토와 사회적 대화 없이 정책 목표가 달성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 보완책을 서둘러 내놔야 한다.
시급한 것은 의료 교육 수준의 강화다. 당장 내년부터 늘어나는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한 실습 여건과 시설 등이 확충돼야 한다. 지금도 국립대조차 강의실이나 실습기자재 등이 넉넉하지 않은 형편이다. 실습용 시신 확보도 쉽지 않고 수술 기법을 익힐 공간도 부족한데 늘어날 정원을 감당할 수 있겠는가. 교수 충원도 쉽지 않은 문제다. 2027년까지 거점 국립대 교수 1000명을 확충한다지만 학위 요건을 갖추고 임상경험이 풍부한 인재들을 ‘공장에서 물건 찍어내듯’ 단기간에 공급할 수 없다. 정부가 정원을 늘려준 비수도권 의과대학 중 상당수가 ‘무늬만 지역의대’인 것도 문제다. 수도권 쏠림의 주요 원인인 삼성서울병원과 서울아산병원을 각각 협력병원으로 둔 성균관대 의대와 울산대 의대는 정원이 각각 40명에서 120명으로 급증했다. 순천향대, 건국대, 동국대, 한림대도 주로 수도권의 수련병원에서 교육과 실습이 이뤄지고 있다. 증원 배출된 의사 인력 상당수가 수도권에서 수련을 받은 뒤 정착할 공산이 크다.
정부는 이를 막기 위해 지역인재전형을 확대하고 졸업 후 지역 근무 시 금전적 인센티브를 제공한다지만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지역병원들이 아무리 고액 연봉을 내걸어도 의사 구하는 데 애를 먹고 있는 게 현실이다. 지역 의료기관 등과 장기근속 계약을 맺고 거주비와 생활비를 지원받는 ‘지역필수의사제’ 구상도 의무가 아닌 권고 수준이라 실효성이 없다. 지역 간 의료 불균형 해소를 위해 지역공공의대 설립과 권역별 공공병원 확충이 관건이지만, 정부는 뒷전으로 미루고 있다. 이래서는 지역 불균형 해소는커녕 ‘응급실 뺑뺑이’와 ‘소아과 오픈런’ 현상을 막을 필수의료 인력 확충조차 기대하기 어렵다. 정부가 공공병원 확충, 지역·필수의료 강화, 인력 양성 등 정밀한 종합 대책을 추가로 내놔야 지역의료에 대한 희망이 생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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