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노자의 한국, 안과 밖] 서방언론은 외면한 북-러 밀착의 의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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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무기거래라면 과연 두 나라 정상이 직접 만날 필요가 있었겠는가? 더군다나 유엔 제재를 위반하는 거래인 만큼 정상회담을 통해 드러내고 과시하기보다는 꼭꼭 숨어서 하는 게 합리적이지 않았을까? 정상회담에서 실제 무기거래가 언급되었는지 판단할 만한 자료가 부족하지만,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던 이 만남의 의미로는 세가지 정도를 짚어볼 수 있겠다.

박노자 | 노르웨이 오슬로대 교수

사실 두 정상의 회담보다 나를 더 놀라게 한 것은 그 회담에 대한 구미권 언론의 반응이었다. 대부분의 언론은 러시아와 북한의 ‘무기거래설’을 거의 기정사실로 받아들였다. 물론 북한이 러시아와 같은 구경의 포탄을 대량 생산하고 있고, 현재 러시아에 그것이 필요하다는 것은 사실이다. 또 여태까지 북한이 무기 수출로 외화를 벌어온 점 등으로 미루어 보면 그런 거래의 개연성은 부정할 수 없다. 가장 확실한 것은 남한에 대한 경고성 메시지였다. 한·미·일 사이 군사적 밀착의 강화가 북한에 ‘도전’으로 인식되었다면, 남한산 무기가 우회 수출을 통해 우크라이나 전장에 이미 투입됐을 가능성이나 앞으로 우크라이나에 제공될 개연성은 러시아에 현실적 위협으로 받아들여졌을 것이다. 구체적 불만의 사유는 조금씩 다르지만, 윤석열 정권이 한-미 동맹에 맹목적으로 올인하는 것이나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공급 문제에서 미국에 맹종하는 태도 등에 관해서는 북·러가 극도로 비판적인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 따라서 무기거래나 러시아의 첨단무기 기술의 북한 유출 같은 무수한 주장을 낳은 이번 회담은, 윤 정권의 외교 노선이 지금까지와 같은 식으로 지속될 경우 북·러가 공동 대응할 것이라는 예고로 해석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반면 서방과 역사적으로 대립하거나 ‘따라잡기’ 시도를 반복해온 주변부적 제국인 러시아나, 세계 체제 핵심부와 대립해온 탈식민 국가 북한에 핵심적 가치는 국가의 주권, 즉 시스템 자체의 생존이다. 반대자들이 설 자리가 없거나 계속 줄어드는 것은 물론이고, 재산가들도 국가 주권의 존속을 담보해준다는 관료집단의 지배에 절대적으로 복종하는 것이 북·러가 공유하는 시스템의 실질적 작동 규칙이자 가치다. 러시아에 미국이란 자국의 제국적 영향권을 위협하는 좀 더 힘센 경쟁자인가 하면, 북한에 미국은 체제 존속에 대한 잠재적 위협 그 자체다. 즉, 이유는 각각 약간씩 다르지만 둘 다 미국 글로벌 패권의 상대화와 자신들과 같은 비주류 행위자들에 더욱 넓은 운신의 폭을 허용하는 새로운 국제 질서의 도래를 희망한다. 김정은이 푸틴의 “성스러운 싸움”에 본인도 “같이하고자 한다”는 의지를 밝힌 것은, 단순한 외교 수사라기보다는 이런 근본적 공통 지향의 반영이라고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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