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로 보는 세상] 언덕 넘어 다른 언덕? '보이지 않는 그림자'

대한민국 뉴스 뉴스

[미술로 보는 세상] 언덕 넘어 다른 언덕? '보이지 않는 그림자'
대한민국 최근 뉴스,대한민국 헤드 라인
  • 📰 yonhaptweet
  • ⏱ Reading Time:
  • 48 sec. here
  • 2 min. at publisher
  • 📊 Quality Score:
  • News: 22%
  • Publisher: 51%

(서울=연합뉴스) 도광환 기자=작품 제목이나 작가는 알지 못하더라도 광고나 책 표지, 디자인 등에서 자주 접한 그림일 것이다.

미국 현대 사실주의 화가 앤드루 와이어스 대표작 '크리스티나의 세계'다.한 여성이 뒷모습으로 넓은 평원에 앉아 언덕 위 멀리 있는 집을 바라보고 있다. 미지의 세계를 동경하거나 절망하는 듯한 분위기다. 언뜻 보면 초현실적 뉘앙스를 띄지만, 화가가 살던 미국 펜실베이니아 한 시골 풍경을 재배치해 묘사한 것이다.

그림 속 여성은 와이어스 이웃에 살던 크리스티나 올슨이라는 여성이었는데, 하반신을 움직일 수 없는 불구였다. 그런데도 그녀는 휠체어 사용을 거부하며 상반신만 이용해 주변을 돌아다녔다고 한다. 와이어스는 그런 모습에 빠져든 것이다. 이 작품은 대단한 성공을 거뒀다. 와이어스에게 올슨의 안부를 묻거나, 올슨을 격려하는 편지가 쉼 없이 배달됐다고 한다. 와이어스는 올슨이 사망하는 1968년까지 여러 차례 그녀를 그렸다.먼저 올슨이 죽던 해 우연히 만난 시리라는 소녀다. 어린 시리로부터 건강한 청순함을 발견한 와이어스는 약 10년에 걸쳐 다양한 시리를 그렸다.다른 한 명은 1970년부터 약 15년 동안 그린 헬가 테스토르프라는 독일계 이웃 여성이었는데, 무려 240여 점 그렸다. 시리를 그린 시기와 겹친다.'헬가' 누드 중 한 점 한 인터뷰에서 기자가 와이어스에게 헬가를 사랑했냐고 물었다. 와이어스는 모범 답안으로 대답했다."물론 사랑했다. 다만 그림 대상으로 사랑했을 뿐 그 이상은 아니었다"그의 인물화와 풍경화는 그가 살던 마을 사람들 삶과 죽음을 관통하고 있는데, 이런 화풍을 '지방주의'로 부른다. 지방주의는 추상이 대세를 이루던 시기, 구상의 버팀목이었다.

대표작, '크리스티나 세계'를 부연 설명하는 듯하다. 분홍색 의상을 입고 호기심을 자극하는 여성이 매혹적인 이유는 얼굴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언덕 넘어 다른 언덕이 버티고 서 있을 것 같은 아스라한 공간이기 때문이다. 와이어스가 말한 '보이지 않는 그림자'란 그가 그린 인물들과 나눈 '영혼의 교류'가 아닐까? 올슨의 투지, 시리의 청순, 헬가의 관능과 교감하며 '그림자'로서 그녀들을 사랑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얼굴이 보이지 않는 크리스티나, 당신은 어떤 그녀 표정을 상상하는가?

이 소식을 빠르게 읽을 수 있도록 요약했습니다. 뉴스에 관심이 있으시면 여기에서 전문을 읽으실 수 있습니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yonhaptweet /  🏆 17. in KR

대한민국 최근 뉴스, 대한민국 헤드 라인

Similar News:다른 뉴스 소스에서 수집한 이와 유사한 뉴스 기사를 읽을 수도 있습니다.

[미술로 보는 세상] 여성들이여 가슴을 펴라[미술로 보는 세상] 여성들이여 가슴을 펴라(서울=연합뉴스) 도광환 기자=책이든 미술관에서든 처음 들어보는 화가를 만나는 일은 무척 즐거운 일이다. 새로운 여로(旅路)에 들어서는 기분...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미술로 보는 세상] 단테, 지옥, 현실, 우리[미술로 보는 세상] 단테, 지옥, 현실, 우리(서울=연합뉴스) 도광환 기자='우리 인생길 한중간에서/ 나는 올바른 길을 잃어버렸기에/ 어두운 숲속에서 헤매고 있었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미술로 보는 세상] '한가위 보름달만 같아라'[미술로 보는 세상] '한가위 보름달만 같아라'(서울=연합뉴스) 도광환 기자=한가위는 풍성하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이스라엘 정보수장 '서안 정착민 폭력, 단순 범죄 아닌 테러'이스라엘 정보수장 '서안 정착민 폭력, 단순 범죄 아닌 테러'(서울=연합뉴스) 김상훈 기자=1967년 3차 중동전쟁을 계기로 이스라엘이 점령한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에는 '언덕 위의 청년들'(hill...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두 소녀의 졸업작품 완성기'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두 소녀의 졸업작품 완성기*이 글은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01. 불교 경전에 '코끼리 뒷다리 더듬기'라는 이야기가 있다. 어느 날 왕이 시각장애인에게 코끼리를 만지게 하고 어떤 동물일지 맞춰보라는 문제를 낸다. 자신의 몸집보다 훨씬 더 큰 동물 앞에서 시각장애인은 자신 앞에 놓인 일부만 만지고 나름의 답을 내놓는다. 다리...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할머니와 손 잡고 본 임영웅 영화, 씁쓸함만 남았습니다할머니와 손 잡고 본 임영웅 영화, 씁쓸함만 남았습니다사랑은 토끼 굴이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토끼 굴에 들어갔다가 모험을 시작한 것처럼 사랑에 빠진 우리는 전혀 다른 세상을 만난다. 서로 같은 사람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더 다정해지고, 친절해지는 세상. 처음 보는 이들과 같은 이름으로 묶여 거대한 유기체가 되는 세상. 그 굴에는 '팬덤'이란 표지판이 걸려있다. ...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Render Time: 2025-03-13 20:37:53